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 피살 사건에 가담한 용의자 3명은 중국 동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범행 직후 중국 칭다오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돼 경찰 수사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범행 후 도주한 공범 ㄱ(33·중국동포) 씨 등 3명이 지난달 25일 오후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이 출국한 날은 이씨 부모에 대한 살해가 이뤄진 날이어서, 범행 전에 이들이 출국계획까지 미리 마련해 놓는 등 치밀한 계획범행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7일 오후 이 사건의 주범 김아무개(3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공범을 인터넷으로 모집했다고 진술했으나 정확한 범행동기나 공범 신원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해왔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를 상대로 추궁한 끝에 공범 3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붙잡힌 김씨는 공범 3명과 함께 지난달 25일께 경기도 안양시 이씨의 부모 자택에서 이들 두 사람을 살해한 뒤 이씨의 아버지는 냉장고에, 어머니(58)는 장롱에 각각 유기했다. 이들이 중국으로 출국한 뒤, 김씨는 27일 오전 이삿짐센터를 불러 이씨의 아버지 주검이 든 냉장고를 발코니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평택의 창고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피해자 집에서 5억원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