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도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가계대출 비중을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0일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을 보면, 지난해 말 도내 예금은행과 비은행권 금융기관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12.3%(1조7천억원) 증가한 15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지난해 말 전국 평균 증가율 6.1%에 견줘 두배나 높은 것이다.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도 85.7%로, 전국 평균(59.7%)에 견줘 크게 높았다. 2015년에는 53.1%에서 2016년 66.7%, 2017년 76.3%로 해마다 지속해서 크게 늘어났다.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 역시 2018년 기준 6264만원으로 수도권(6255만원)보다도 많았다.
그러나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주택 인허가의 감소와 미분양주택 증가, 토지거래 감소 등 제주지역 부동산 경기가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내 순유입 인구수는 2016년 1만4632명에서 지난해 8853명으로 줄었고, 부동산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주택 준공실적이 세대수 증가분을 넘어서는 등 주택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 대출 증가율은 2010년 9.5%의 증가율을 보인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8년 6.7%로 8년 만에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부동산 시장 조정,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는 과정에서 소득수준이 낮은 가구의 대출 여건은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여, 제주지역 금융 불균형 요인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비은행권 대출 비중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