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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주식부자 이희진’ 부모 살해 공범들, 서로 범행 떠넘기기

등록 2019-03-22 16:46수정 2019-03-22 16:54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 “우리가 하지 않았다”
국내 지인 통해 위챗 메시지 보내 범행 부인
구속된 주범과 상반된 주장…서로 떠넘기기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아무개(34) 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아무개(34) 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리는 이희진(33·교도소 복역중)씨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34)씨가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 3명에게 범행을 떠넘기고 있는 가운데, 공범 3명 가운데 1명이 “우리가 (살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범끼리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다.

22일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범인 중국 동포 ㄱ(33)씨의 지인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밤 중국 칭다오로 달아난 ㄱ씨는 최근 “우리는 (이씨 부모를 살해)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위챗)을 통해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보냈다. ㄱ씨는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갔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의 메시지에는 경찰관을 사칭해 이씨 부모가 사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는 침입 경위에 대한 설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ㄱ씨 등의 주변인 조사 과정에서 최근 ㄱ씨로부터 이런 메시지가 온 사실을 파악했다.

앞서 구속된 김씨는 “ㄱ씨를 비롯한 공범들이 저항하는 이씨의 아버지를 둔기로 내려치고 이씨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상황”이라고 주장해 왔다.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 김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김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피 묻은 신발과 피해 차량 키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김씨가 강탈한 5억원 가운데 회수된 2억6천만원만 외에 나머지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김씨 일당이 사건 당일 이씨 부모가 거액의 현금을 갖고 있게 된 경위를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서도 캐묻고 있다. 이씨 부모는 이날 이씨 동생이 고급 외제 차를 판 돈 가운에 일부인 현금 5억원을 가방에 넣어 집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김씨는 중국 동포 ㄱ씨 등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두 사람의 주검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주검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범행에 가담한 중국 동포 ㄱ씨 등은 사건 당일 오후 6시10분께 범행 현장에서 빠져나와 같은 날 밤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칭다오로 출국해 경찰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추진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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