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제69주년 때인 지난 2017년 3월 제주시 관덕정에서 열린 제주민예총의 문화예술축전 모습이다. 허호준 기자
다시 4·3이 돌아왔다. 지난해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지만, 올해 71주년에도 제주도 안팎에서 연말까지 다양하게 마련된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제주4·3에 대한 본격적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이 벌어졌지만, 여전히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제주4·3평화공원의 위패봉안소에 안치된 위패를 철회 당하거나 후유장애인 인정을 받지 못한 4·3 희생자들도 있다.
제주4·3연구소가 29일 오후 2시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여는 ‘증언본풀이마당’은 4·3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이다. 같은 날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전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4·3기행을 하고, 30일엔 민주노총이 제주시청 앞에서 ‘4·3항쟁 71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제주4·3행사의 큰 부분은 제주민예총이 맡는다. 민예총은 올해 행사를 ‘4·3 행방불명, 들불은 촛불이 되어’를 주제로 31일부터 5월31일까지 제주도 일대에서 문화예술축전을 펼친다. 문화예술축전은 거리굿, 기행, 문화마당 등을 통해 4·3의 역사를 알리는 대표적 행사다. 민예총은 31일 4·3예술기행으로 대정 삼의사비와 법정사·해녀항쟁·조천만세운동 등 3·1운동과 4·3의 연결고리를 찾는다. 다음달 2~3일 역사맞이 거리굿 ‘독립의 함성, 통일의 노래’와 전야제를 펼친다. 장소는 그동안 주무대였던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제주시청 앞으로 옮겼다. 1일 오후 6시에는 제주칼호텔에서 제주4·3평화재단 주관으로 제3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6일에는 신제주 도령마루에서 해원상생굿을 연다. 도내 마을별 위령제만 4·3추념식을 제외하고도 올해 연말까지 18곳에서 진행된다. 방송들도 각종 특집을 내보낸다. <제주문화방송>은 다큐멘터리 ‘4·3수형인, 3인의 이야기’(3일)를, <한국방송은>은 도올 김용옥의 4·3특강(2~4일)을,
은 ‘신 삼촌 어디 감수과’(2일), ‘레퀴엠 4·3’(3일) 등을 특집 방송한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3~5일 서울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4370+1, 봄이 왐수다’라는 주제로 추모행사를 마련하고, 6일에는 4·3 국민문화제를 진행한다.
제주 출신 재일동포들이 많이 사는 일본 도쿄에서도 27일 추도모임이 열리고, 오사카에서는 희생자 위령제가 28일 열린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