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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께 전송해놓겠다”…‘저상버스 예약제’ 직접 이용해보니

등록 2019-03-28 15:16수정 2019-03-28 15:24

휠체어·유모차 탑승 미리 버스기사에게 알리는
서울시 ‘저상시내버스 예약시스템’ 4월 도입
앱으로 운수회사에 예약하면 기사에 대기알림
정확한 위치에 오래 정차해 안전한 탑승 가능
휠체어 장애인이 저상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휠체어 장애인이 저상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교통약자 저상버스 예약시스템 이용하고 싶어 전화드렸어요.”(기자)

“네. 지금 어디십니까?”(운수회사 직원)

“‘을지로 입구’ 정류장이요.”(기자)

“몇 번 버스 노선 이용하십니까?”(운수회사 직원)

“500번이요.”(기자)

“지금 정류장에 계신 거죠? 지금 500번 버스 6774호가 ‘롯데영플라자 정류장’(직전 정류장)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버스 기사님께 메시지를 전송해 놓겠습니다.”(운수회사 직원)

“친절한 안내 고맙습니다. 저상버스 예약 시스템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려고 전화를 드린 것이니 양해를 구합니다. 메시지는 전송 안 해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기자)

“네, 알겠습니다.”(운수회사 직원)

28일 낮 서울 중구 을지로 입구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는 ‘저상 시내버스 예약시스템’을 이용해봤다. 정류장에 도착해 휴대전화에 네이버지도앱을 깔고 몇 번의 클릭을 거쳐 ‘저상버스 예약’란에 표기된 운수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제도 시행 3일 전이었지만 운수회사 직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저상버스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전화로 버스를 예약하는 ‘저상시내버스 예약시스템’을 4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이용자가 정류장에서 버스 운수회사에 전화를 걸어 탑승 희망 버스를 예약하면, 버스 기사가 교통약자가 대기한 정류장을 미리 인식해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오래 정차하는 방식이다.

이용 순서를 보면, 교통약자가 정류장에서 네이버지도앱을 통해 도착 예정버스를 확인한 뒤 운행정보란의 ‘저상버스 예약’ 버튼을 누르면 버스회사 직원이 전화를 받는다. 예약을 받은 직원은 해당 정류장에 도착 예정인 버스 운전자의 단말기에 교통약자 대기 정보를 전송한다. 내용을 전달받은 운전기사는 해당 정류장의 정확한 정차 위치를 지키고 교통약자가 안전하게 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탑승을 돕게 된다.

버스 기사 운전 단말기에 장애인 탑승 대기를 안내하는 메시지가 발송된 모습.
버스 기사 운전 단말기에 장애인 탑승 대기를 안내하는 메시지가 발송된 모습.
네이버지도앱에 정류장을 검색한 뒤 승차 예정인 버스의 운행정보를 누르면 저상버스 예약 가능 번호가 나타난다.
네이버지도앱에 정류장을 검색한 뒤 승차 예정인 버스의 운행정보를 누르면 저상버스 예약 가능 번호가 나타난다.
저상 버스 3366대가 서울 시내에서 운행을 하고 있지만, 막상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 이 버스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버스가 정류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고, 붐비는 정류장에선 버스가 정차하는 위치도 매번 달랐기 때문이다. 버스가 휠체어 앞에 바로 서지 않으면 장애인들은 자신이 타고자 하는 버스 쪽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정차 시간이 짧아 버스가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김아무개씨는 “장애인 콜택시는 대기시간이 길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지만, 지하철역은 거리가 멀고 버스는 타기 어려워 여러 대 놓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4월 시스템 운영에 앞서 65개 버스회사와 협력해 저상버스 매뉴얼을 마련하고, 관련 종사자와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6월부터는 카카오지도앱을 통해서도 예약할 수 있게 된다. 휠체어뿐 아니라 유모차를 갖고 승차하는 시민도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아직 한계도 있다. 저상버스 예약은 출퇴근 시간과 심야시간대를 제외하고 이용할 수 있다. 아침 7~9시, 저녁 6~8시, 밤 12시 넘어서는 이용할 수 없다. 오희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제도 도입 첫 단계로 앞으로 이용이 더 편리할 수 있도록 확대할 것이다.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교통약자를 배려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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