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에 조성될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부산시 제공
지난 2월말 기준 부산시민 348만명 가운데 해운대구 등 동쪽 8개 구·군에 213만명, 강서구 등 서쪽 8개구에 135만명이 살고 있다. 동쪽에 인구가 훨씬 많은 것은 문화·교육·주거 환경이 서쪽에 견줘 좋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강북의 불균형과 같은 현상이 부산에서도 심각해지자, 부산시는 20여년 전부터 서부산을 발전시키는 사업을 추진했다. 2014년 7월 취임한 서병수 전 시장(자유한국당)은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플랜사업’(서부산발전사업)을 추진했다.
23년 만에 지방정권을 교체한 민선 7기 오거돈 시장(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서부산발전사업을 종합 점검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중단하고, 계속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일부는 방향을 바꿔서 추진하기로 했다.
서부산발전사업은 모두 53개 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가운데 2개는 애초 계획대로 완성했다. 부산 글로벌테크 비즈센터는 지난해 강서구 미음일반산업단지 안 2만여㎡에 지상 9층 규모로 완공됐다. 첨단 신발융합허브센터는 지난해 사상구 감전동 시유지에 국·시비 416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나머지 51개 서부산발전사업 가운데 민선 7기에도 계속해서 추진할 사업은 24개다. 부산신항,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광역 및 동서교통망, 감동진 문화포구, 부산도서관, 현대미술관, 낙동강하굿둑 개방, 국회도서관 자료보전관, 에코델타시티, 국제산업물류도시 등이다.
추진은 하지만 방향을 바꾸는 사업은 13개다. 2026년 개항을 목표하는 김해신공항은 24시간 비행기가 이·착륙을 하고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가능한 관문공항으로 추진한다. 2030년 세계등록엑스포는 애초 김해공항 근처 맥도지구에서 현재 재개발 중인 동구 북항으로 장소를 바꿔서 유치한다.
2024년까지 4조여원을 들여 강서구 강동동에 조성하려던 연구개발특구는 2027년까지 강서구 대저동으로 옮긴다. 연구개발특구 터 일부가 김해신공항 활주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위치가 변경되면서 기능과 규모도 달라진다. 연구·개발기관, 첨단산업, 업무·상업시설, 주거시설이 어우러진 새 도시가 조성된다. 면적은 애초 4.6㎢(140만평)에서 5.5㎢(168만평), 예산은 3조1000억원에서 3조94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제2의 벡스코가 될 서부산전시컨벤션센터도 입주한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역 역세권도 기대된다.
부산~북한~중국~중앙아시아~러시아~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기반시설과 유라시아 관문 복합터미널 건립은 철도 중심에서 철도·공항·항만이 결합하는 트라이포트 형태로 바꿔서 추진한다.
서부산권 의료산업 클러스터는 확대한다. 2024년까지 국·시비 2187억원을 들여서 300병상 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서부산의료원은 사하구 신평동에 예정대로 추진하고 강서구에 대학병원급 민간병원을 유치한다.
2026년까지 사상구 엄궁동 농산물도매시장을 강서구로 옮기고 엄궁동 터를 공원으로 사용하려던 계획은 중단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해서 다시 추진한다. 사상구 학장동에 2023년 목표로 추진하는 서부산청사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관 등 기업지원시설을 추가로 유치한다.
부산 사상구 사상스마트시티 조감도. 부산시 제공
오래된 사상공단을 첨단 업종 중심의 디지털밸리로 변화시키려는 사상스마트시티 재생사업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사상공단 공장 이전 등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시비 5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이전하는 공장의 대체 용지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사실상 중단하는 사업은 14개다. 한일 해저터널, 낙동강 수변 새도시, 부산 북구~사하구에 첨단지식산업 시설이 어우러지는 복합도시로 만든다는 ‘낙동강 리버 프런트’ 등이다.
부산시 지역균형개발과 관계자는 “서부산에 부산시 전체인구의 3분의 1가량이 사는데 동부산에 견줘 정주기반과 환경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이 많다. 서부산개발계획이 완성되면 동서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