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를 통해 사회적응력을 키운다”

스페셜올림픽에서 두각 보인 전북혜화학교 3인방
2014년 창단해 계속 성장…선수 졸업해 해체위기도
사회성 약한 발달장애아 자존감 회복으로 긍정 효과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배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전북혜화학교 3인방의 기뻐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한진, 권성민, 임승훈 선수. 전북혜화학교 제공

“성적보다는 배구라는 디딤돌을 통해 사회 적응능력을 키우도록 가르칩니다.”

대한민국이 지난달 열린 세계 발달장애인의 스포츠축제 배구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우승 주역 3인방이 전북혜화학교 출신이어서 이 학교의 배구팀과 교육방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창혜복지재단의 전북혜화학교 재학생 권성민(17·고1)군과 졸업생 임승훈(21)·김한진(20)씨 등 3명이 국가대표 배구 선수로 출전한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핌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들 3명은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며 기량을 선보였다.

스페셜올림픽은 세계 최대의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장애인) 축제로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8일 동안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렸다. 한국 대표팀은 배구 우승을 비롯해 12개 종목, 12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스페셜올림픽은 발달장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경쟁보다는 공존의 가치를 우선순위로 둔다.

2017년 제11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전북혜화학교 배구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뒤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전북혜화학교 제공

전북 익산에 있는 전북혜화학교의 배구팀은 2014년 창단해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5년 제10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동메달, 2017년 제12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금메달 등 다양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팀 해체위기를 겪었다. 제12회 전국대회 우승의 주역 5명이 졸업하는 바람에 선수층이 너무 얇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에 급급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성을 기르는 데 주력했다. 당시 유재란 교장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배구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봤다. 잘하는 선수가 없어도 꾸준히 배구부를 유지해 아이들의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영 지도교사는 “사회성이 약한 아이들이 배구를 통해 밝아지고 자신감이 커지는 긍정의 효과가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성민이는 자긍심에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벗지 않고 계속 입고 다닌다. 학생들이 사회성을 길러서 독립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