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 오색전 등 경기도내 31개 시군이 4월 중 지역화폐 발행에 나서면서 경기 지역화폐 시대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제공
“수원페이, 안산다온, 용인와이페이, 과천토리, 오산오색전…”
1일 수원·부천·포천시 등 경기도 내 12개 시·군이 각양각색의 이름을 지닌 지역화폐를 일제히 출시했다. 이미 지역화폐를 발행한 성남·시흥·양주시를 포함하면 15개 지방정부가 지역화폐 발행에 나선 것이다. 고양·의정부 등 경기지역 나머지 16곳도 4월 중 지역화폐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경기도 지역화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모바일과 종이로 된 대안화폐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지역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기업 프렌차이즈와 유흥업소 등은 사용을 제한해 자금의 지역 외 유출을 막고, 지역에 돈이 돌게 해 골목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정부도 올해 2조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 계획을 밝히면서 전국 120개 지방정부가 현재 지역화폐 도입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의 지역화폐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민선 7기 핵심 공약으로 올해 정책발행 3582억원, 일반발행 1379억원 등 4961억원 어치의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일반발행이 5% 안팎의 할인율을 적용해 상품권을 발행하는 반면, 정책발행은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것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24살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씩 지원하는 청년 기본소득 1752억원, 산모에게 지원하는 산후조리비 423억원, 성남·화성시와 연천군의 아동수당 1398억원 등이 지역화폐로 지원된다. 복지와 지역 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 때문이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이 4월 중 지역화폐 발행에 나서면서 ‘경기도 지역화폐’ 시대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제공
전문가들은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08~2018년 사이 지역화폐를 도입한 성남시 지역화폐 효과를 조사한 김병조 울산과학대 교수는 “생산유발 효과는 2008년 21억원에서 2018년 120억원으로 6배,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2008년 11억원에서 2018년 55억원으로 5배 늘었다”며 “동네 자영업자들이 돈이 풀리는 데 따른 체감지수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이상훈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해 12월 ‘경기도 지역화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에서 “경기도에서의 청년 기본소득과 산모건강지원사업 때 지역화폐로 지원하면 지역의 생산유발 효과는 1조301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6227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7861명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들의 기대도 크다.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피부로 못 느끼지만,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대한 빨리 확산해 사용자나 자영업자나 모두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