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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관문 ‘해태동산’, 옛 이름 ‘도령모루’ 되찾는다

등록 2019-04-05 14:28수정 2019-04-05 22:32

4·3 71주기 맞아 ‘해태상’ 철거 옛 이름 복원키로
옛 학살터 도령마루에서 6일 4·3해원상생굿 열어
제주시 신제주 입구 7호 광장 도로변에 세워진 해태상.
제주시 신제주 입구 7호 광장 도로변에 세워진 해태상.
제주4·3 당시 학살터로 이용된 아픈 역사를 지닌 제주시 신제주 입구교차로 7호 광장인 ‘해태동산’이 옛 이름 ‘도령모루’(도령마루)로 복원된다.

5일 제주시의 말을 들어보면, 제주국제공항과 신제주를 연결하는 7호 광장이 ‘해태동산’으로 불린 것은 1970년대 초부터였다. 제과업체인 해태제과가 도령모루 입구에 회사 광고를 위해 광장 양쪽 도로변에 ‘해태상’ 2기를 세우자, 시민들이 ‘해태동산’으로 부르면서 지명으로 굳어졌다. 이곳은 제주를 드나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거치는 제주시의 관문이다.

현재 이 지역 도로명 주소는 2009년 ‘도령로’ 이름이 붙여져 있고, 해태동산 일대의 광장은 ‘7호 광장’으로 돼 있다.

시는 도령모루라는 지명으로 복원하기 위해 이곳에 세워진 2기의 해태상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해태제과 쪽과 협의를 거쳐 해태상을 철거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다. 조만간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세워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신제주 입구 7호 광장 도로변에 세워진 해태상.
제주시 신제주 입구 7호 광장 도로변에 세워진 해태상.
고희범 제주시장은 지난 1일 “4·3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제주4·3이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옛 이름을 되찾기로 했다. 오랫동안 숨겨져 왔던 4·3의 아픔을 달래고 슬픈 역사를 간직한 도령모루가 특정 업체의 이름보다는 제주4·3의 의미를 간직한 지역 고유의 명칭으로 불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도령모루는 도둑이나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길이어서 붙여졌다거나, 옛날 양반집 도령들이 제주성을 오가면서 쉬어갔던 동산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제주4·3 당시 군·경의 학살터로 이용됐던 도령모루에서는 많은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신제주 입구 7호 광장 주변에 있는 도령모루 4·3 학살터.
제주시 신제주 입구 7호 광장 주변에 있는 도령모루 4·3 학살터.
제주민예총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도령모루 동산에서 ‘도령모루 4·3해원상생굿’을 연다. 이 굿에 참여하는 강덕환 시인은 “도령모루에서의 4·3 학살을 생각하면 역사를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건의 경위, 희생 규모, 시신 수습 등 역사의 실체적 진실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채 해태동산이라는 이름에 파묻혔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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