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가 부산 기장군 장안사 근처에서 일어난 산불을 끄고 있다. 부산 기장군 제공
전국 곳곳에 건조경보가 발령되는 등 화재 위험이 높아진 가운데 강원도 외에도 부산·포항 등에서도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새벽 2시2분께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의 사찰인 장안사 근처 남대산 정상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1.5㏊의 임야를 태웠다. 부산시 공무원과 소방대원, 군병력 등 2700여명과 헬기 13대, 소방차 30대가 출동해 큰불을 껐다. 대책본부는 인명·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잔불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벽 0시40분께 남대산 정상에서 직선거리 15㎞가량 떨어진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실로암공원묘원 근처와 운봉산 3~4부 능선 운송중학교 뒤쪽 등 운봉산 자락 4곳에서 불이 발생했다. 이들 불은 지난 2일 오후 3시18분께 산불이 발생해 산림 20㏊를 태우고 18시간 만에 진화된 잔불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헬기 2대, 소방차 6대가 큰불을 껐다. 부산시와 기장군 공무원, 소방대원 등 1000여명은 산불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인명·재산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주민 20여명은 만약을 대비해 대피했다.
5일 아침 부산 운봉산에서 공무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제공
충남 아산시 설화산 산불도 다시 살아났다. 설화산 산불은 4일 오전 11시48분께 대영사 부근에서 시작돼 저녁 7시30분께 진화됐으나 이날 새벽 1시께 되살아났다. 충남도 소방당국은 5일 오전 9시30분께 큰 불을 잡은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현재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충남도는 공무원, 소방관, 의용소방대원 등 500여명과 헬기 3대 등을 동원해 밤새 진화작업을 벌였다. 설화산은 아산시 좌부동, 송악면, 배방면에 걸쳐 있고 외암민속마을, 맹씨 행단 등이 위치해 있으나 다행히 불이 마을 쪽으로 번지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다. 충남도 소방본부는 “이 불로 임야 1.3㏊가 탔다. 낙엽층이 60㎝에 이르러 잔불 정리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5일 새벽 부산 운봉산에서 공무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제공
경북 포항시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이틀 만에 진화됐다. 지난 3일 저녁 9시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리 문제산 정상에서 난 산불은 두 차례 불씨가 꺼졌다 되살아나기를 반복한 뒤 5일 아침 8시10분께 임야 5.5㏊를 태우고 꺼졌다. 포항시는 헬기 5대와 공무원, 경찰, 소방대원, 군인 등 36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폈다. 이 불로 이 마을 주민 100여가구 200여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포항시는 “잔불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 대전 대구/김광수 송인걸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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