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관 35년을 맞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제주에 서식하는 나비들의 분포와 생태를 엿볼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한다.
‘바람 따라 꽃잎처럼, 훨훨’을 주제로 하는 이번 특별전은 12일부터 오는 7월19일까지 열린다. ‘날개 달린 꽃’으로 불리는 나비는 크기와 색, 비행과 이동, 탈바꿈과 겨울나기가 특이한 곤충이다. 제주지역에서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에는 관찰이 어려웠던 소철꼬리부전나비, 남색물결부전나비, 남방오색나비, 뾰족부전나비 등의 출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박물관 쪽은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는 나비 표본 110종 370점이 분류돼 전시된다. 또 제주도에 서식하는 나비의 생태 사진과 나비의 분포도, 기후변화와 제주역사에 얽힌 나비 스토리 텔링, 나비의 성장 과정을 담은 3D 동영상 등도 선보인다. 제주지역 서식종 표본은 해안대와 저산대, 산림대, 아고산대 등 고도별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1943년 당시 경성제국대학 부속 제주도생약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해 2년 동안 나비를 연구한 나비학자 석주명(1908~1950) 선생의 나비 연구 결과를 표본과 해설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는 석주명 선생의 기념비가 있다. 이밖에 나비 관련 제주어 동요와 시, 나비 모빌, 세계의 희귀 나비 표본 등도 볼 수 있다. 나비 연구가인 김성수 동아시아환경생물연구소장이 나비의 이름 유래와 생태적 특징 등을 담은 이야기도 전한다.
정세호 박물관장은 “나비는 온도와 습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제주지역에서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생물지표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나비를 비롯해 제주의 생물자원에 대한 현장조사와 전시를 꾸준히 진행하겠다. 이번 전시는 나비의 신비로움과 생태적 가치를 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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