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산댐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에 찍힌 수달. 대구시 제공
대구 도심을 흐르는 하천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수달 24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전용 이동 통로를 만드는 등 어렵게 찾아온 ‘손님’을 마스코트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29일 “(사)한국수달보호협회(회장 한성용)에 맡겨 지난해 4월부터 1년동안 대구지역 하천에 수달서식 현황을 조사해봤더니, 24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수달은 대구 도심지를 남북으로 흐르는 신천에 8마리, 금호강 7마리, 대구시 북구 동변동 동화천 7마리, 북구 동천동 팔거천 2마리씩 살고 있다. (사)수달보호협회(협회)쪽은 공산댐이나 가창댐, 달서구 도원지 등에서는 수달의 흔적은 찾았지만 단지 이동경로일뿐 서식지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협회는 수달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 33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이중 13곳에서 수달을 촬영했다. 수달뿐만 아니라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2급보호종으로 정해놓은 삵을 비롯 고라니, 너구리 등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달이 주로 오후 7시에서 새벽 6시 사이에 활동이 잦고 어류가 주된 먹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대구시는 수달이 하천에서 수월하게 물밖으로 나왔다 들어갈 수 있도록 하천에 계단형 이동통로를 마련하고, 임시휴식지 조성, 하천에 맞닿은 도로변에 관목과 꽃을 심는 등 수달 로드킬을 방지하는 호보대책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종선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맑은 물에 사는 수달의 캐릭터를 개발해 대구 이미지로 삼겠다. 내년에 예산을 마련한 뒤 수달을 대구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하천에서 주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사는 수달은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데 이어 2012년 7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도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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