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오른쪽 일곱째) 등이 8일 충북동물위생소에서 동물위령비 제막을 축하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숭고한 영혼들이여 그 뜻을 기리고 기억하겠습니다.”
충북도는 8일 청주시 내수읍 충청북도 동물위생시험소에 동물 위령비를 세웠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에 걸렸거나, 우려가 있을 때 매몰 처분된 동물들의 넋을 기리려는 차원으로 도내에서 처음으로 세워졌다.
폭 1.7m, 높이 3.5m규모의 위령비엔 동물에 대한 인간의 미안함, 고마움, 추모의 마음을 담은 글도 새겼다. “인간 위해 산화한 생명 그 고귀한 희생은 인류 보건 증진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숭고한 영혼들이여 그 뜻을 기리고 기억하겠습니다. 포용을 바라며 깊이 고개 숙여 묵념하니 편안히 잠드소서.”
위령비 주변엔 철쭉 등 꽃과 나무, 정자 등이 어우러진 정원도 조성했다. 이은정 동물위생시험소 정밀진단센터장은 “촛불이 자신의 몸을 태워 빛을 선물하듯, 희생으로 인류 보건 증진에 도움을 준 동물들에게 사과하는 뜻을 위령비에 담았다.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매몰처분에 참여한 공무원 등에겐 위안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지난 1월 구제역으로 소 49마리를 묻는 등 2000년 4월부터 구제역·우결핵·브루셀라 등으로 540여 농가의 소·돼지 등 41만2400여 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2016년 조류인플루엔자로 닭·오리 등 391만 마리를 매몰 처분하는 등 지금까지 조류인플루엔자로 743만9천 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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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동물위생시험소 안에 조성한 동물 위령비. 충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