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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세종보 해체’ 권고했는데…난데없는 이춘희 시장의 반대

등록 2019-05-08 17:54수정 2019-05-09 11:21

이 시장, 사실상 보 유지 입장발표
“보 해체 찬반 팽팽, 결론 신중해야
도시 관리 위한 용수확보도 검토”

금강시민연대 즉각 1인시위 돌입
“이 시장 여론수렴 근거 안 내놔
책임 면피용 꼼수…보 해체해야”
세종 지역 시민단체로 꾸려진 ‘금강살리기시민연대’가 8일 세종시청 앞에서 ‘이춘희 세종시장 세종보 유지 입장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이 시장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얼굴 가면을 쓰고 이들의 세종보 유지 의견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세종 지역 시민단체로 꾸려진 ‘금강살리기시민연대’가 8일 세종시청 앞에서 ‘이춘희 세종시장 세종보 유지 입장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이 시장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얼굴 가면을 쓰고 이들의 세종보 유지 의견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세종시 금강에 놓인 세종보 철거를 두고 최근 ‘당분간 유지’ 입장을 밝힌 이춘희 세종시장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이 시장은 세종보 유지 입장을 철회하라”며 세종시청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그러나 세종시는 “결정된 입장을 환경부에 전달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세종시 시민단체들로 꾸려진 ‘금강살리기시민연대’는 8일 오전 세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장은 세종보를 유지하자는 반환경적 입장을 철회하고, 세종보의 조속한 해체와 금강의 자연성 회복에 앞장서라”고 주장했다. 금강시민연대는 세종환경운동연합과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교육학부모회, 정의당 세종시당 등으로 이뤄졌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2일 “(세종보 해체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대립하는 상황이므로 성급하게 해체 여부를 결정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생태 복원 등 환경적 측면뿐 아니라 도시의 유지 관리를 위한 용수 확보 등을 종합 검토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월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세종보의 해체를 권고한 데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다.

금강살리기시민연대의 한 회원이 8일 이춘희 세종시장의 세종보 유지 입장을 비판하고 보 해체를 촉구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금강살리기시민연대의 한 회원이 8일 이춘희 세종시장의 세종보 유지 입장을 비판하고 보 해체를 촉구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당시 세종보에 대해 “과거 농작물 재배 지역이 도시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보 영향 범위 내에 농업용 양수장이 없고, 보가 없더라도 물 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가 크지 않다”며 “(보 해체 때) 수질·생태는 크게 개선되고 유지·관리 비용이 절감돼 보 해체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다”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계산한 세종보 해체에 따른 경제성은 2.92였는데, 보를 유지하는 비용보다 해체하는 편익이 2.92배가량 크다는 뜻이다. 세종보는 16개의 4대강 보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데다, 금강·영산강의 5개 보 가운데 경제성이 가장 높았고, 수질·생태 개선 효과도 커서 해체가 유력시됐다.

시민단체들은 “이 시장이 세종보 철거 반대 이유로 든 호수공원 등의 물 공급 문제는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이미 경제성 분석에서 반영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시장이 검토 기간으로 밝힌 2~3년이 지나면 현 정부나 이 시장의 임기가 모두 지나 해체를 기약할 수 없게 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청 초대청장을 지낸 이 시장이 환경부의 방침을 반대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강살리기시민연대는 8일 세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보를 유지해 금강을 망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금강살리기시민연대는 8일 세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보를 유지해 금강을 망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금강시민연대는 “이 시장은 객관적 자료도 제시하지 않은 채 세종보 해체를 반대했다. 자유한국당은 환영 논평까지 내놨다”고 꼬집었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4대강 보 중 가장 먼저 수문을 개방해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검토가 가장 오래 이뤄진 곳이 세종보다. 이 시장이 세종보 철거를 피하려 한다면 시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의 입장은 이미 (`당분간 보 유지’로) 결정됐다. 조만간 환경부에 우리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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