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입은 사람 싫다”…조현병 환자 흉기 난동 경찰 등 3명 부상

경찰과 대치하다 흉기 휘둘러 2명 얼굴·손 등 부상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한 정신병원에 수감
경찰 “20살 때 조현병 진단 5~6차례 병원 치료받기도”

충주경찰서.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조현병을 앓던 20대가 흉기를 휘둘러 경찰 등 3명이 다쳤다.

9일 새벽 5시23분께 충북 충주시 문화동의 한 원룸 복도에서 ㅇ(23)씨가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ㄱ(53)·ㄴ(51)씨와 사설 구급차 기사 ㄷ(50)씨 등 3명이 다쳤다. 이들은 얼굴, 손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눈 밑·손 등의 봉합 시술을 받았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들은 ㅇ씨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ㅇ씨의 아버지는 이날 새벽 “조현병을 앓는 아들을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는데 아들이 문을 열지 않는다. 도와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충주경찰서 한 지구대는 경찰관 4명을 현장에 출동시켜 ㅇ씨를 설득했다. 15분여 뒤 ㅇ씨가 “옷 갈아입고 나가겠다”고 하자 경찰은 ㅇ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문을 연 ㅇ씨는 집 안에 있던 흉기를 가지고 나와 마구 휘둘렀다.

경찰은 “조현병 환자라는 말을 듣고 흉기 공격 방지용 안전 장갑을 착용하는 등 대비를 했지만 워낙 순식간에 난동이 이뤄져 방어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ㅇ씨가 경찰관 2명을 찌르는 등 난동을 부리자 뒤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 2명이 테이저건(전자총)을 쏴 ㅇ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한 뒤 한 정신병원에 수감했다. ㅇ씨는 현장에서 “제복 입은 사람이 싫다. 난 정신병자가 아니다.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 한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ㅇ씨의 부모는 경찰에게 “아들이 자주 우리를 폭행하고, 욕설까지 해 원룸을 얻어 따로 살게 했다. 지난해에도 폭행이 있어 한 차례 경찰에 신고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최근 증세가 안 좋아 아들과 상의한 뒤 이날 오전 6시께 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사설 구급차까지 부른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ㅇ씨는 20살 무렵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5~6차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금 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한 상태이며, 심리 상태를 살펴 사건 관련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