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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재개발 결국…불암산 자락에 ‘아파트 병풍’

등록 2019-05-16 18:29수정 2019-05-16 21:15

시, 노원구 중계본동 재개발안 확정
해발 60∼110m 20층 아파트 짓기로
3명 위원은 계획안 반발 사퇴뜻
“시, 수십년 주요 산 보호해왔는데
이번 일 계기 스스로 그 가치 허물어”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한겨레>자료사진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한겨레>자료사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손꼽혀온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에 20층 규모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내용으로 재개발 계획이 확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층 건물에 반대하는 주민 반발은 물론, 재개발 계획안을 논의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도 “고층 아파트가 불암산 경관을 해칠 것”이라고 반발하며 사퇴하는 등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어 ‘노원구 중계본동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 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고 16일 밝혔다. 2009년 백사마을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만에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것이다.

가결된 정비계획안을 보면, 백사마을은 공동주택용지와 주거지보전용지로 나눠 개발된다. 공동주택용지에는 최고 20층 높이로 2천세대의 분양용 아파트가 세워지고, 주거지보전용지에는 최고 4층 높이로 698세대의 임대주택이 건립된다.

문제는 최고 높이 20층 아파트가 해발 60∼110m 사이에 들어선다는 점이다. 도계위는 고지대 일부 아파트 동이 불암산의 풍경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반영해 20층으로 계획한 아파트 일부동의 높이를 조정해 건축위원회의 검토를 받도록 하는 문구를 추가해 수정 의결했지만, 정해진 구역에 2천세대가 들어서려면, 층수를 크게 조정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동의 높이를 조정한다고 5∼10층이 줄어들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계획된 20층에서 한 두 층 쯤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사마을 재개발 지역. 서울시 제공
백사마을 재개발 지역. 서울시 제공
이에 따라 일부 도시계획위원들이 계획안에 반발해 사퇴의 뜻을 밝히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곳에 20층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면 공공재로서의 도시경관이 무너진다는 것이 사직서를 낸 위원들의 주장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낸 20층 고층아파트안은 도계위에서 논란이 돼 왔다. 지난해 7월부터 열린 도계위 소위원회에서 일부 위원들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12층으로 제한하자고 했으나,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20층 아파트를 설립하는 안이 최종 채택됐다. 고층아파트 안에 반대해 온 3명의 위원은 정비계획안이 통과되자,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서울시는 백사마을 인근 민간 아파트에 대해선 9층 이하로 짓도록 방침을 세웠지만, 정작 백사마을에는 20층 건물을 허용하는 등 원칙을 스스로 깼다”며 “프랑스 파리는 몽마르뜨 언덕의 경관을 보존하려고 노력한다. 서울시도 수십년 동안 도시계획을 세워 주요 산을 보호해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이 스스로 그 가치를 허물었다. 굉장히 큰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애초 백사마을 재개발 국제공모작 당선작은 불암산 자락에 25층의 고층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공간에는 4∼5층의 저층 주택을 짓는 안이었다. 백사마을 주민들은 고층 아파트가 불암산의 경관을 해치며, 저층 주택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다는 이유로 아파트의 층수를 낮추고, 임대주택의 층수를 높여달라고 주장해왔다.

채윤태 이정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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