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단 선수 선발 과정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선수 선발 과정에 개입해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로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을 이번 주 안에 불러 조사한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 대전 시티즌이 공개 테스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고종수 감독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지인의 아들을 뽑아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장은 이런 청탁 통화는 자신의 측근 전화기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전 시티즌이 고종수 감독을 선임할 당시 김 의장이 대전시 감독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시의회 의장으로서 대전 시티즌 예산안을 의결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대전 시티즌 쪽이 김 의장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해 12월 테스트를 통해 선발하려던 선수는 13명이었으나 15명으로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김 의장이 언급한 특정 선수가 추가된 2명에 포함됐는지, 테스트를 평가한 점수표가 고쳐진 이유가 이 선수를 선발하려고 한 것인지, 금품이 오갔는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김 의장과 고 감독, 대전 시티즌 사무국 직원, 테스트 평가위원 등 10여명을 입건했다. 김 의장 쪽과 출석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언론에 “전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선수를 추천한 것일 뿐 청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장이 추천한 특정 선수는 공개 테스트를 거쳐 선발됐다.
한편, 대전시는 ‘대전 시티즌’ 선수 선발 과정에서 점수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감사를 벌였으며, 지난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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