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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 당시 화학물질 분리 공정 ‘축소’

등록 2019-05-24 05:00수정 2019-05-24 07:49

합성수지 원료 물질 분리 공정 축소에 따른 사고 원인 가능성 높아져
지난 17일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지난 17일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지난 17, 18일 충남 서산의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기름증기(유증기) 유출 사고 당시,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만들 때 원료로 쓰이는 물질인 스티렌모노머를 분리하는 공정이 축소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저온에서 보관해야 할 이 물질이 공정 축소에 따라 기름찌꺼기(잔사유)에 평소보다 많이 포함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화토탈은 이를 고온탱크로 보냈고,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 스티렌모노머는 단기간 노출돼도 호흡기 질환과 어지럼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의식불명과 혼수 상태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화학물질이다.

23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한화토탈은 원유에서 스티렌모노머를 최종 분리하고 남은 기름을 잔사유 탱크로 보내는 배관이 제기능을 못하자 지난 11일 최종 분리 공정 한 단계 앞에 새 배관을 설치했다. 그리고는 새 배관으로 마지막 공정을 건너 뛴 채 남은 기름을 잔사유 탱크로 보냈다. 이때부터 잔사유에서 스티렌모노머가 한 차례 덜 걸러진 것이다. 결국 공정 축소에 따라 평소보다 많은 양의 스티렌모너머가 50~60℃로 유지되는 잔사유 탱크로 흘러들어갔고, 사고 당일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탱크 온도가 100℃ 이상 치솟아 유증기 유출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스티렌모노머가 생산공정에서 잔사유탱크로 흘러들어간 점은 이번 사고 부처 합동조사반이 중요한 사고 원인으로 꼽는 부분이다. 합동조사반은 이날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당시에는 우리 엔지니어들이 공정을 축소해 스티렌모노머를 생산하고 남은 기름을 잔사유 탱크로 보내도 문제 없을 것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토탈 쪽은 공정 변경으로 탱크에 스티렌모노머 비율이 얼마큼 증가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한화토탈 쪽은 “정기보수를 마친 뒤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보일러 연료로 쓰던 잔사유 사용량이 줄었고, 그 안에 있던 스티렌모노머도 평소 때보다 많았다”며 공장 가동률 저하를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설명해왔다.

스티렌모노머는 실온 이상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열을 내뿜을 수 있다. 스티렌모노머를 생산한 뒤 남은 잔사유는 배관을 통해 생산공정에서 50~60℃로 유지되는 잔사유탱크로 보내지는데, 그 과정에서 미량의 스티렌모노머가 섞여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별 문제 없이 운영된 것은 모든 분리 공정을 거친 뒤 거름 장치가 있는 배관을 통해 잔사유탱크로 가기 때문이라고 한화 쪽은 설명했다.

김원국 대한산업안전협회 안전기술연구원장은 “이번 한화토탈 사고는 잘못하면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한 상황이었다. 스티렌모노머는 갑자기 폭발할 수 있고, 사람이 호흡하면 호흡기에 굉장한 손상을 주며 잘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공정 단계를 축소했으면 그걸 감안해 위험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린 최하얀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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