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를 돌며 통신·피뢰 접지선 7억원어치를 훔친 남성이 구속됐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ㄱ(49)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 2일까지 대구와 경북 62개 아파트단지에서 접지선 6만9000m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가 훔친 접지선은 시가로 7억원이 넘었다. 그는 접지선을 고물상 등에 헐값으로 넘겨 1억원을 받았다. 구리선이 피복에 쌓여 있어 접지선은 과전류를 땅으로 흘려보내 화재나 감전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ㄱ씨는 인터넷 설치 기사 옷을 입고 “인터넷을 설치하러 왔다”며 관리사무소를 속였다. 그는 그렇게 아파트단지에 들어가 니퍼로 접지선을 잘라 달아났다. ㄱ씨는 실제 2년 전까지 인터넷 설치 기사로 일했다. 아파트단지에서는 뒤늦게 접지선이 사라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파트단지에서 신고가 줄을 잇자 수사를 벌여 지난 16일 대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ㄱ씨를 긴급체포했다.
ㄱ씨는 경찰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접지선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ㄱ씨에게서 접지선을 사들인 고물상 등도 조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