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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이상 징후’ 방치했다

등록 2019-06-04 04:59수정 2019-06-04 08:33

불순물 이례적 과다 형성 알고도
평소처럼 운영…사고로 이어진 듯
지난달 17일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지난달 17일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지난달 17일과 18일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연이어 발생한 기름증기(유증기) 유출 사고에 앞서 회사 쪽이 생산 공정의 ‘이상 징후’를 파악했으면서도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공장 내부 기기에서 결함이 발생했으며, 결국에는 공정 생략에 따른 유증기 유출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일 한화토탈 유증기 사고 부처 합동조사반과 한화토탈 등의 말을 종합하면, 합동조사반은 사고가 난 원인을 추적하던 중 평소와 달리 상당량의 ‘디에틸벤젠’이 생산 공정에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다. 디에틸벤젠은 원유에서 플라스틱 원료인 스티렌모노머를 얻는 과정에서 극소량 형성될 수 있지만, 끈적끈적한 형태의 불순물(디비닐벤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스티렌모노머 생산 공정 과정에서 ‘형성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하는 물질’이다.

한화토탈은 사고 발생 2~3일 전 디에틸벤젠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지만 평소처럼 공장을 운영했다. 그 결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불순물이 마지막 분리공정의 배관을 막아 기기 결함을 일으켰고, 한화토탈은 문제가 생긴 마지막 분리공정을 생략한 채 다른 배관을 연결해 스티렌모노머 함량이 평소보다 높은 기름찌꺼기(잔사유)를 잔사유탱크로 보냈다. 스티렌모노머는 실온 이상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열을 내뿜을 수 있다. 그런데도 한화토탈은 50~60℃로 유지하던 잔사유탱크의 온도를 낮추지 않은 채 평소보다 많은 양의 스티렌모노머 물질을 집어넣었다. 평소 해당 잔사유탱크에 저장된 스티렌모노머의 비율은 15%였지만, 사고 당시에는 스티렌모노머가 탱크 안 물질의 80~90%를 차지하고 있었다.

결국 다량의 디에틸벤젠이 평소와 달리 공정에 포함되면서 유증기 유출 사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에틸벤젠이 스티렌모노머 생산 공정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회사 쪽이 스티렌모노머 함량이 높은 잔사유를 고온의 저장탱크로 직접 연결해 탱크의 온도가 100℃ 이상 순식간에 치솟아 대형 폭발 사고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는 것이다.

합동조사반 관계자는 “왜 ‘디에틸벤젠’이 평소와 달리 형성돼 기계 결함의 원인이 된 불순물의 양을 급격하게 늘렸는지, 한화토탈이 이런 사실을 안 뒤 어떻게 적절하게 대처했는지 등은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토탈 관계자는 “공정상 디에틸벤젠 비율이 높아진 사실을 사고 전에 확인한 것은 사실이다. 공정 샘플 분석을 통해 지난달 8일 3번째 증류탑 밑의 불순물(디비닐벤젠) 농도의 급격한 증가 추세를 확인했지만, 이후 감소 추세였기 때문에 공정상 운전 불가 등의 특이사항이 없어서 운전을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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