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전국에 강풍과 장대비…바닷길 막히고 사고 속출

제주 항공편 일부 결항, 뱃길 상당수 끊겨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7일 강원도 춘천시 교동의 도로 옆 토사가 쓸려가 깊게 패여 있다. 연합뉴스

밤사이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바닷길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제주와 경남 등 전국에는 7일까지 호우특보와 강풍특보 속에 150㎜ 안팎의 장대비가 내리고 초속 10∼16ｍ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 때문에 새벽 시간 교통사고가 잇따랐고, 일부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거나 선박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새벽 0시15분께 충북 제천시 송학면 도로에서는 ㄱ(43)씨가 몰던 택시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와 방호벽을 차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뒷좌석에 타고 있던 60대 승객이 숨졌고 ㄱ씨 등 2명이 다쳤다.

인천에선 이날 새벽 3시53분께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나들목 서창분기점 방향 1㎞ 지점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2.5t 화물차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뒤따르던 승합차가 이 화물차를 들이받고, 이어 19t 화물차와 7t 화물차도 급하게 속도를 줄이려다 각각 옆으로 넘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9t 화물차에 실려 있던 곡물이 도로에 쏟아져 한때 교통이 통제됐다.

부산에서는 밤새 7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져 동래구 온천천에 있는 연안교와 세병교 등 2곳이 통제됐다가 이날 새벽 3시께 통행이 재개됐다. 영도·사상구 일대 주택지와 지하실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경남에서도 거제 장평동 해안도로가 침수되고, 통영 정량동 도로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났다.

제주도와 남해안에선 강한 바람 탓에 바닷길과 하늘길이 끊겼다. 전날 오후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도에서는 가파도·마라도 등을 오가는 연안 여객선이 모두 통제됐다. 제주∼해남 우수영과 제주∼완도 등 일부 항로 여객선도 운항을 멈췄다. 제주공항에선 전날 순간 풍속이 초속 25m가 넘는 바람으로 제주~중국 선양을 오가는 항공편 등 2편이 결항했고, 120여 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날 아침 7시30분 중국 항저우로 출발할 예정이던 춘추항공이 지연되는 등 일부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파도가 높아지면서 전남에선 16개 항로, 인천에선 9개 항로의 여객선이 통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부터 비가 차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강원 영동, 제주에 50∼100㎜, 서울과 경기에 30∼8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안관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