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경남도청 도지사실에서 만난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끌어안으며 인사하고 있다.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원장이 경남도청 도지사실에 들어서자, 일찌감치 일어서서 기다리고 있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어서 오십시오”라며 맞았고, 두 사람은 힘껏 끌어안으며 인사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도지사실에서 만났다. 이날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른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 지사를 지난 4월4일 양 원장이 면회 가서 만난 뒤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발전연구원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만난 자리였지만, 업무협약 내용보다 참여정부에서부터 동지 관계인 두 사람이 만났다는 자체가 큰 관심을 끄는 자리였다. 김 지사가 “지사실에 지금까지 가장 많은 취재진이 온 것 같다”고 할 만큼 도지사실은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민주연구원과 경남발전연구원은 이날 국가 발전과 경남도 발전에 필요한 정책 개발·연구에 협력하고,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상호관계를 맺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정책협약을 맺었다.
김 지사는 “국회와 정당이 지방정부와 협력·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민주연구원이 경남발전연구원 등 지자체 연구원과 협약을 맺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여의도연구원 등 다른 정당 연구원도 경남발전연구원과 협약을 맺겠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지만, 각 정당 싱크탱크들은 아직 이를 뒷받침할만한 연구성과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에 필요한 정책은 경남발전연구원만큼 축적한 곳이 없다. 따라서 오늘 형식은 협약이지만, 사실은 민주연구원이 경남발전연구원에 도움을 받고 배우러 온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연구원과 경남발전연구원은 10일 정책협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홍재우 경남발전연구원장.
앞서, 민주연구원은 지난 3일 서울·경기 지자체 발전연구원과 협약을 맺었고, 11일 부산·울산 지자체 발전연구원과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전국 모든 광역지자체의 발전연구원에 정책협약을 제안했으나,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연구원만 응해왔다. 다른 야당들도 지방정부 싱크탱크들과 함께 연구하고 협력해서, 정당끼리는 좋은 정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지방정부와는 정책 개발을 위해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사진 경남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