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에 열린 ‘서리풀 축제’에서 어린이와 성인들이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분필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초구는 당시 경찰과의 별도 협의 아래 차량을 통제했다. 서초구 제공
서울 사대문(한양도성) 안에서만 운영되던 ‘차 없는 거리’가 적용 범위를 넓혀 이제 강남에서도 운영된다. 대전, 전북 등지에서도 차 없는 거리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는 오는 21일 서초구 반포대로 1㎞ 구간(서초3동 사거리~서초역), 29일 강남구 영동대로 0.6㎞(봉은사역~삼성역) 구간에서 각각 차 없는 거리를 처음으로 시범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6월 처음으로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됐던 대학로 960m(이화사거리~혜화로터리) 구간도 다음달 13일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오는 21일 차량이 통제되는 반포대로 1㎞에서는 ‘제5회 서리풀페스티벌’이 시작된다. 오후 5시40분께 도로 아스팔트에 어린이, 학생, 성인들이 함께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행사가 열린다. 저녁 7시에는 1천여명의 출연자가 차가 없는 반포대로를 걸으며 음악 공연을 하는 ‘야간 음악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오는 29일 차량이 통제되는 영동대로 0.6㎞ 구간에서는 오후 4시부터 ‘케이팝 퍼레이드’가 열린다. 영동대로 코엑스 앞 도로는 롤러스케이트장, 케이팝 댄스교실, 비보이 대결 등이 열리는 놀이터로 바뀐다.
서울시는 2020년 이태원 관광특구,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존(Zone)’으로 조성하는 등 ‘차 없는 거리’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잠수교, 광진교를 ‘걷기 전용 다리’로 지정해 걸어서만 한강에 접근할 수 있는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전북 전주시에서 2017년 6월10일 열린 ‘차 없는 거리’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흰색 천에 색깔을 칠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대전시는 공공교통·환경주간 첫날인 19일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남문광장 앞 도로 300m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도시철도 중심 공공교통 환승 체계’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서는 대전 공공자전거인 타슈, 수요 맞춤형 택시인 마카롱 택시,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대신한 바이모달 트램이 시범운영된다. 마카롱 택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써 배차 효율을 높인 사전예약 택시다. 시범 구간에서는 타슈, 마카롱 택시, 전기버스를 이용한 뒤 전용차로에 깔린 전자기나 광학센서를 따라 움직이는 바이모달 트램으로 갈아탈 수 있다.
전북 전주시는 2016년 11월부터 해마다 4~6회씩 옛 도심 구간에서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해왔다. 객사 앞에서 다가교까지 약 600m 구간에는 차량이 통제된다. 올해 예산은 1억원이 편성됐고 차 없는 거리는 4차례 운영된다. 차 없는 거리에 전주시는 지난 5월과 7월, 오는 10월과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1회 2500만원의 예산을 들였다. 자동차가 사라진 도로에는 여러 문화행사와 환경·안전을 생각하는 볼거리 등이 제공된다. 전주시 도시재생기획팀 관계자는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낙엽, 겨울에는 눈싸움 등 계절과 월별 주제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차 없는 거리에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정규 박임근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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