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고 있는 22일 오후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에 요트 등 배 2척이 강풍과 파도에 떠밀려 와 있다. 연합뉴스
제17호 태풍 ‘타파’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는 등 전국에서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23일은 전국이 흐리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내리겠고, 24일부터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전국이 맑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강풍과 많은 비로 사상자가 잇달아 발생했다. 특히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부산과 제주 지역의 피해가 컸다. 지난 21일 밤 10시25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2층 단독주택이 무너지면서 1층에 살고 있던 ㄱ(72)씨가 주택 잔해에 깔려 22일 아침 7시4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밖에도 부산 연제구·수영구, 경북 고령, 전남 목포에서도 강풍에 의한 부상자가 속출했다.
강풍에 따른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께 부산 지역의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0m 이상을 기록하면서 부산 거가대교 통행이 금지됐고, 오후 3시55분에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5m를 넘어 부산 을숙도 대교도 진입이 가로막혔다.
정전 피해도 이어졌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11시 강원 37가구, 광주·전남 227가구, 부산·울산 615가구, 경남 607가구 등 모두 1486가구가 일시적으로 정전됐지만 모두 복구됐다고 밝혔다.
태풍의 영향으로 남부지역의 하늘길과 뱃길은 이틀째 중단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모두 371편(도착 186편, 출발 185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후에도 항공편 33편이 결항했다. 김해공항에서는 이날 국제선 30편, 국내선 42편 등 총 7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목포∼제주, 여수∼거문, 모슬포∼마라도 등 87개 항로의 연안여객선 123척도 통제된 것으로 행안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집계했다. 부산항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선박 입·출항이 전면 중단됐다.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과 부산과 일본 서안 지역을 잇는 국제여객선(5개 항로, 12척)도 태풍 영향으로 발이 묶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비상이 걸린 경기도 파주 등에서는 태풍으로 방역작업이 일시 중단돼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비가 많이 오면 소독약이 모두 씻겨나간다”며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원점에서 다시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22일까지 태풍의 영향을 받다가 23일부터 차차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23일 오전까지 전국이 흐리다가 오후부터 서쪽 지방부터 차차 맑아져 24일은 전국이 맑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제17호 태풍 ‘타파’ 기상청 통보문. 기상청 제공
채윤태 최예린 허호준 박임근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