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미분양 속출
울산의 쇼핑몰들이 영업부진에다 점포 미분양 등으로 줄줄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개점이 연기돼 입점 상인들과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울산 최초의 쇼핑몰인 남구 신정동 공업탑교차로 옆 패션밸리 C-1020은 2002년 9월 개점했으나 매출 부진 등으로 6개월만에 폐업했다. 이 때문에 5000만~6000만원씩 투자해 점포를 분양받은 상인 120여명 가운데 70~80여명이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점포를 경매에 넘기고 있다.
1996년 부도가 난 뒤 흉물로 방치됐던 남구 달동 옛 올림푸스백화점 건물은 ㈜포엠과 시엔시 엔터프라이즈가 2002년부터 복합 쇼핑몰 사업을 추진했으나 분양실적 저조에 자금난이 겹쳐 올해 초 채권단에 의해 경매에 부쳐졌다. 이 건물은 세차례 유찰 끝에 지난 10월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뉴코아에 최초 감정가격의 절반인 177억원에 낙찰됐으나, 경매 전 내부공사를 맡았던 ㅅ사 등 하청업체 직원들이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중구 성남동 옛 상업은행 건물에 들어설 예정이던 복합 쇼핑몰 크레존은 애초 지난해 봄께 개점할 계획이었으나, 분양률이 저조해 공정률 90%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으며, 공사대금을 갚지 못해 최근 경매에 넘겨졌다. 성남동 옛 코리아나호텔 옆 갤러리존은 지난해 1월 복합영화관 프리머스시네마를 개점한 뒤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점포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올해도 개점이 물건너간 상태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쇼핑몰 6~7곳 가운데 정상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1~2곳뿐”이라며 “특단의 분양대책 및 백화점과 할인매장의 틈새를 겨냥한 차별화된 영업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