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가 23일 서울 신촌 연세대 본관 소회의실에서 에스케이(SK)인천석유화학, 연세대, ㈜한진, ㈜학산 테라로사커피, 에스피시(SPC)행복한재단과 ‘커피박(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을 위한 연구협력’ 협약을 맺었다. 강릉시 제공
‘커피 도시’로 유명한 강릉시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커피박(粕·찌꺼기) 자원화에 나선다.
강원 강릉시는 23일 서울 신촌 연세대 본관 소회의실에서 에스케이(SK)인천석유화학, 연세대, ㈜한진, ㈜학산 테라로사커피, 에스피시(SPC)행복한재단과 ‘커피박 재활용 사업을 위한 연구협력’ 협약을 했다. 찌꺼기는 쓸모없는 것이란 부정적 어감이 있어 커피박이라 부른다. 이번 협약은 각 기관이 힘을 모아 커피박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재활용하기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이뤄졌다.
강릉시가 커피박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어마어마하게 쏟아지고 있는 커피박 탓이다. 유명 커피전문점 30여곳이 들어선 안목해변이 ‘커피 거리’로 떠오르는 등 강릉은 커피 애호가의 천국으로 불린다. 강원도 내 커피 전문점과 카페 등 25% 정도가 강릉에 몰려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커피박 폐기물은 애물단지가 됐다. 커피를 추출하면 99% 정도의 원두가 찌꺼기로 버려진다. 강릉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난해 기준 약 13만t에 달하는 커피박이 발생했다. 강릉시는 커피박을 마땅히 재활용할 방법이 없어 생활폐기물로 분류해 대부분 매립하거나 소각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커피박을 단순 폐기물이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 자원으로 탈바꿈시켜 자원 재순환의 모범 사례로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커피박 관련 공장 등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환경개선 등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릉시는 이미 이달 초 열린 커피 축제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고 개인 머그잔 사용을 권장하는 등 커피 축제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있다. 또 커피 찌꺼기를 점토로 만들어 안전한 놀잇거리로 재활용한 체험장도 운영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커피박은 합성목재와 벽돌, 방향제, 친환경 연료 등 재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커피박 재활용을 통해 도시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신사업도 발굴할 수 있도록 행정·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