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성이 돌봄을 전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나는 페미니스트가 맞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국제돌봄 엑스포에서 마틴 냅 런던정치경제대학교 교수(사회정책학과)와의 대담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가족형태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성이 돌봄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것이 82년생 김지영의 비극”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박 시장은 “돌봄문제는 개인이나 가족이 아닌 공공과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며 “(여성이 돌봄노동에서) 어떻게 해방될 것인가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공영 어린이집을 확대하고, 보육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며, 야간돌봄이나 24시간 보육이 가능한 시설을 늘릴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개인과 시장의 영역에 있는 돌봄을 공공의 영역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서울시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 8년 동안 공공이 책임지는 돌봄예산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영유아 보육 공공성 강화에 1조3264억원을 투입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어린이집 보조교사 지원, 거점형 시간 연장 어린이집 확대 등 영유아 보육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담에 참석한 마틴 냅 교수는 “한국에서 돌봄산업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는 영국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특히 영국에서는 사회적 돌봄을 이야기하면 표를 얻기가 어려워 정치인들이 언급을 회피한다”며 “한국에서는 사회적 돌봄이 화두가 되어 성숙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것 역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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