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못 챙겨먹는 방학이 싫어요”
음식점에서 일하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영은(가명·여·초등3)이는 방학이 싫다. 학교에 다닐 때는 맛있는 반찬이 나오는 점심을 학교에서 먹을 수 있었지만, 방학이 되면서 엄마가 출근한 뒤 혼자 남아 점심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의 저소득층 학생 점심 급식비 지원대상자 선정기준이 달라 학기 중 급식비를 지원받던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 1500여명이 방학과 토요일·공휴일엔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학기 중 점식 급식비를 지원받은 저소득층 초·중·고생은 5500여명인데 비해 수업이 없는 여름·겨울방학과 토요일·공휴일엔 40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2일 밝혔다. 올해는 학기 중 점심 급식비 지원대상 학생이 6300여명인 반면, 여름·겨울방학과 토요일·공휴일 점심 급식비 지원대상 학생은 4300여명에 지나지 않아, 2000여명의 학생이 방학과 토요일·공휴일엔 점심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이는 학기 중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 시교육청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대상자 가정은 물론 모·부자 가정 등 차상위계층 자녀들도 지원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방학과 토요일·공휴일 급식비를 지원하는 시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대상자 가정으로 대상자를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 울산연대는 “학기 중 점심 급식지원을 받던 학생 가운데 일부만 방학과 토요일·공휴일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형평에 문제가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시교육청 평생체육과 서보순씨는 “토요일·공휴일은 그동안 시교육청과 시가 각각 급식비를 절반씩 내 시가 도시락 배달 등의 방법으로 지원했으나, 새해부터는 시교육청이 대상자를 학기 중 수준으로 늘려 100% 부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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