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송현동 땅(3만6642㎡). 종로구 제공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 송현동 경복궁 옆 옛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 터가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 터(3만6642㎡)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땅 매입을 협의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 과정에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던 것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의견을 들어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이 터를 사들이기 위해 대한항공과 협의해왔다”며 “3만6천여㎡라는 큰 땅에 단순히 몇 사람을 위한 주거시설이나 특정 계층을 위한 시설을 짓기에는 그 가치가 너무 커, 모든 시민이 함께 쓸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원 조성과 관련해) 올해부터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과 인근 주민, 시민단체의 의견을 들어보고 필요하다면 워크숍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터를 매입하려면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와 타당성 조사·투자 심사·시의회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2022년 상반기에 이 땅에 대한 소유권 전체를 확보한다는 것이 서울시 목표다.
애초 한진그룹 산하 대한항공은 이 땅에 한옥형 특급관광호텔 등을 지으려고 했으나, 학교 주변에 호텔을 지을 수 없도록 한 학교보건법에 막히자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땅의 가치는 현재 4천억~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송현동 터는 조선시대 왕족의 집터였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으며, 1945년 해방 뒤에는 미국 정부 소유로 넘어가 미국 대사관 직원의 숙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2000년 이 땅을 1400억원에 사들여 2008년 대한항공에 2900억원을 받고 소유권을 넘겼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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