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반발·여론비난에 철회
경기 고양시가 일산 호수공원을 조성한 한국토지공사(토공)의 준공기념 조형물에 대해 홍보비를 낼 것을 요구했다가 토공의 반발과 여론의 비난에 부닥치자 뒤늦게 이러한 요구를 철회했다.
고양시 공원관리사업소는 지난해 9월 토공 쪽에 “호수공원을 찾는 이용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토지공사 상징물과 정초석을 고양시 홍보 슬로건과 로고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홍보비를 내지 않으면 조형물의 문구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실제로 시는 조형물 교체를 위해 올해 900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공은 지난달 22일 “정초석과 조형물은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기업의 사적인 홍보물이 아니라 일산신도시와 호수공원의 조성역사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라며 시의 요청에 대해 거부의 뜻을 밝혔다. 또 공기업이 공원을 조성해 기부 채납하면서 세운 상징물에 대해서까지 홍보비를 받겠다는 발상은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자 시는 결국 조형물을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다.
시는 6일 “홍보비를 받겠다는 것은 시의 전체적인 방침이 아니라 일부 직원의 생각이었을 뿐”이라며 “추경에서 조형물 교체비용으로 확보한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이 조형물은 토공이 1995년 호수공원에 설치해 다른 시설물과 함께 고양시에 기부 채납한 것으로, 가로 4., 세로 1. 크기의 정초석에 ‘국토사랑 나라사랑’이라는 문구와 토공의 로고 등이 새겨져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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