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6일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산불 현장에 불을 끄다 잠시 쉬고 있는 한 소방관의 모습.
봄에 일어나는 산불이 발생 건수로는 58%, 피해 면적으로는 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봄철 산불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처를 시행하기로 했다.
2일 행정안전부의 발표를 보면, 2010~2019년 사이 산불은 연평균 440건이 일어나고 857헥타르(ha)의 산에 피해를 줬는데, 이 가운데 254건(58%), 732헥타르(85%)가 3~5월 봄철에 일어났다. 특히 마르고 거센 바람이 많이 부는 4월은 산불 피해 면적이 전체의 45%(386헥타르)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해는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동해 등에 대형 산불이 일어나 발생 건수는 연평균의 1.5배(653건), 피해 면적은 연평균의 3.8배(3255헥타르)를 기록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은 등산인 과실(34%), 논밭둑 태우기(16%), 쓰레기 태우기(14%)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전체 산불의 68%(298건)가 강원과 경기, 전남, 경북, 경남에서 일어났고, 피해 면적의 88%(758헥타르)가 이들 지역이었다. 특히 강원은 전체 피해 면적의 63%(541헥타르)에 이르렀는데, 주요 원인은 동해안의 지형 특성에 따른 높새바람과 양간지풍으로 분석된다.
높새바람은 습기가 많은 바닷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더워지고 마르는 현상으로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영서 지방에 주로 나타난다. 또 양간지풍(또는 양강지풍)은 강원도 양양~고성(옛이름 간성)이나 양양~강릉 사이에 부는 빠르고 덥고 마른 바람으로 바닷바람이 불지 않는 밤엔 속도가 더 빨라진다. 최대 초속은 44m에 이르며, 이 지역에 대형 산불이 일어난 2019년 4월4일에도 최대 초속 31m의 강풍이 불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19~20일 강원 양양(설악산)에 초속 25.1m, 고성(미시령)에 초속 22.8m의 강풍이 불었다. 일반 태풍의 초속 17~25m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무 부처인 산림청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소방청, 지방정부와 협력해 산불 예방에 나섰다. 산불 초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24시간 감시를 강화하고, 강풍과 건조 특보가 동시 발령되는 지역엔 산불 감시 인력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산불 위험이 큰 강원도의 강릉, 삼척, 동해, 속초, 고성, 양양 등 6개 지역과 강원, 경기, 경북, 인천, 전남, 충북의 15개 지역에선 논밭둑, 쓰레기 태우기를 집중 단속한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