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다시마에서 나오는 ‘알긴산’을 활용해 수술 때 암 위치를 쉽고 정확히 표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6일 해양수산부는 미역이나 다시마에서 추출한 알긴산을 활용해 쉽고 정확하게 암 조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표지자’가 개발돼 동물 대상 효능 시험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형광 염료를 사용해 암이 발생한 장기에 종양의 위치를 미리 표시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사용 중인 형광 염료는 번짐 현상이 있고, 24시간 이후에는 형광 신호를 검출할 수 없다. 알긴산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 들어 있는 점액질의 다당류로, 생체 적합성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다.
국립 암센터 최용두 박사가 이끄는 한국 광기술원·국립 암센터 공동 연구팀은 해수부의 사업인 ‘해양소재 기반 근적외선 조영물질 및 영상진단기기 개발사업’에서 이런 성과를 냈다. 연구팀은 미역 등 갈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의 생체 적합성이 높고 젤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점을 착안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수술용 형광 표지자를 개발하고 돼지를 대상으로 효능 시험을 했다. 그 결과, 새로 개발한 형광 표지자는 번짐이나 손실이 없고 주입 뒤 72시간이 지나도 병변의 위치를 나타내는 형광 신호를 보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3월30일 국제 영상의학 분야 권위지인 <콴티터티브 이매징 인 메디슨 앤드 서저리> 3월치의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5년 안에 상용화할 목표를 갖고 기업과 함께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
김인경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국내 해양 소재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해양 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와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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