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금지 20년만에 박물관·공장 신설로 활기…10년간 530억 세수 기대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번성했다가 1985년 상업포경 금지 및 공단 조성 때문에 인구가 급격히 줄어 공동화 현상을 빚었던 울산 장생포동이 고래박물관 개관 등과 함께 유동인구가 크게 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변화가 가장 큰 곳은 식당이다. 고래고기 전문식당을 빼곤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였던 식당들이 점심 때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넘쳐나고 있다.
주민 김아무개(48)씨는 “몇달 사이 7~8곳이던 고래고기 전문식당이 10곳으로 늘어나는 등 전체 식당이 20여곳에서 30여곳으로 늘었다”며 “불과 1년 전만 해도 유령도시 같았는데 이제서야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80년대 중반 1만5000여명이던 상주인구는 현재 1700여명으로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동인구는 2000~3000여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두해 전만 해도 6월의 고래축제 기간을 빼고는 방문객이 거의 없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벌어지는 주차전쟁도 달라진 풍경이다. 1년 전만 해도 장생포동 중심을 가로지르는 2차로가에 항상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양쪽 모두 차량들로 빼곡하고 때때로 정체현상도 빚고 있다.
이만우(50) 장생포동 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기존 주택이 낡은데다 장생포동이 대부분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당장 상주인구가 늘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유동인구가 늘면 앞으로 정주인구도 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생포동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지난해 5월 전국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60여억원을 들여 장생포 해양공원 터 2000여평에 지상 4층 규모로 지은 고래박물관은 대형 브라이드 고래뼈와 어린이체험관, 포경역사관, 귀신고래관, 포경선 등 다양한 고래자료를 전시해 지금까지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또 현대미포조선이 지난해 11월 해양공원 터 2만5000여평에 100억원을 들여 완공한 선박블록 생산공장의 가동과 함께 새로 고용한 320여명의 노동자들이 출·퇴근하면서 장생포동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채익 울산 남구청장은 “부산의 고래연구센터가 올 4월 해양공원 터로 옮겨오면 관광객이 더 늘고, 현대미포조선 공장 가동으로 10년간 530억원의 세수증대가 예상된다”며 “고래도시의 명성을 떨쳤던 장생포동이 되살아나도록 행정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이채익 울산 남구청장은 “부산의 고래연구센터가 올 4월 해양공원 터로 옮겨오면 관광객이 더 늘고, 현대미포조선 공장 가동으로 10년간 530억원의 세수증대가 예상된다”며 “고래도시의 명성을 떨쳤던 장생포동이 되살아나도록 행정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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