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눈
대구백화점이 입방아에 올랐다.
대구백화점 과장급 이상 직원 30여명이 지난해 연말 한나라당에 1인당 10만원씩 정치 후원금을 낸 사실이 18일 알려졌다. 이를 두고 백화점의 간부 직원들이 특정 정당에 돈을 내도록 지시를 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대구백화점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백화점 쪽의 설명은 이렇다. 백화점 총무팀에서 지난해 연말 정치 후원금 10만원을 내면 연말 정산때 11만원을 돌려 받아 오히려 덕을 볼 수 있다는 선관위의 홍보물을 보고 직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줬다. 그래서 과장급 이상 간부직원 37명 가운데 30명이 정치 후원금을 냈으며 개인마다 어느 정당에 어떤 방법으로 얼마씩을 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설명했다. 대구백화점의 부장급 직원은 “연말정산때 덕을 본다는 소식을 듣고 10만원을 개인적으로 냈을 뿐, 회사 간부와 상의해 본 적 도 없고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털어놨다. 대구백화점 소대영 부사장은 “간부 직원들이 정치 후원금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고 지시한 적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소 부사장은 “대구백화점 대표 이사는 특정 정당에 가입한 적 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구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한나라당에만 정치후원금을 낸 것은 지역정서를 반영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에서도 “30명이 10만원씩 정치 후원금는 낸 것은 사실이라”며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회사의 강요로 직원들이 돈을 내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30명이 자유롭게 정치 후원금을 냈다면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에도 후원금이 접수됐을 텐데, 하필 한나라당에만 집중된 게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또 직급에 상관없이 1인당 일률적으로 10만원씩 낸 것도 사전에 논의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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