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나의 희망, 나의 행복. 나는 한글 공부와 바람이 났네.”
새내기 시인 연철희(68)씨의 작품 ‘바람났네’의 한 부분이다. 그는 최근 한국문인협회 123회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뽑혀 시인으로 정식 등단했다. 아울러 협회 문예지인 <한국문인> 9~10월호에 시인의 생활, 추억이 오롯이 녹아 있는 ‘하모니카’, ‘고추잠자리’ 등 시 3편이 실렸다. 이들 작품은 섬세한 표현과 놀라운 감수성을 지닌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 시인은 2018년 1월부터 ‘증평군 김득신 배움학교 찾아가는 문해 교실’에서 한글을 익혀온 자신의 모습을 시 ‘바람났네’에 담았다. 그는 2년 넘게 이어진 수업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을 만큼 열심이었다. “꼭 60년 전 국민학교를 다니긴 했는데, 받침 있는 글씨는 영 자신이 없어 문해 교실을 다녔어요. 글 알아가는 맛이 바람난 듯 콩닥콩닥 가슴 뛰고 설레더라고요.”
그는 지난 2월 자신이 쓴 시 42편을 담은 시집 <내 마음의 날개를 달고>를 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을 본 문해 교실 교사, 주변의 시인 등이 시집 발간을 권유했다. “보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글로 남겼을 뿐이에요. 누구에게 보이려 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 대견해 글을 모았는데 시집이 됐어요. 앞으로 더 많은 글을 쓰고 싶어요.”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증평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