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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성큼 다가온 ‘드론택시’…서울 도심을 날다

등록 2020-11-11 16:32수정 2020-11-12 02:30

국토부·서울시 도심항공교통 실증행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연 도심항공교통 기술 실증 행사에서 드론택시 ‘이항216'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연 도심항공교통 기술 실증 행사에서 드론택시 ‘이항216'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위이이이잉~.’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앞에 거대한 드론의 프로펠러 16개(날개 8개에 위아래 2개씩)가 일제히 돌기 시작했다. 중국 ‘이항’(e航)사가 만든, 두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의 드론(216모델)의 앞 유리창은 헬리콥터와 비슷했다. 일반 자동차 좌석과 비슷한 좌석시트에는 사람 대신 20㎏짜리 쌀포대 4개가 실려 있었다. 이날 비행 조작은 사람이 아니라 통신망을 통해 원격으로 이뤄졌다.

이륙할 때 소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헬리콥터보다는 뚜렷하게 적었다. ‘이항’사가 밝힌 이 드론의 소음은 20m 떨어진 곳에서는 93㏈(데시벨), 100m 떨어진 곳에서는 76㏈이다. 이륙 장소에서 80m 떨어진 곳에서 대화를 하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드론은 상공 50m를 수직으로 날아오르더니 서강대교~밤섬~마포대교 등을 두 바퀴 선회한 뒤 7분 남짓 만에 이륙했던 자리로 되돌아왔다. 헬리콥터였다면 고도를 낮춰 수직으로 착륙하는 동안 프로펠러 바람 때문에 착륙장 주변에서는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었겠지만, 드론은 주변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무난하게 착륙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연 도심항공교통 기술 실증 행사에서 드론택시 ‘이항216'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연 도심항공교통 기술 실증 행사에서 드론택시 ‘이항216'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드론택시 운행뿐만 아니라 여러 대의 드론이 관제시스템(K-드론시스템) 통제 아래 질서있게 비행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4대의 드론은 행사장 상공에서 동시에 다른 경로로 비행하면서도 정해진 거리와 고도를 유지했고,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자 행사장 바로 위를 날던 드론들이 일제히 행사장 상공 밖으로 물러났다가 경보가 해제된 뒤 제 갈 길을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드론택배’도 선보였다. 기체 밑부분에 상자를 매단 드론은 100m 남짓을 날아 행사장 가운데 지면에 빼빼로·가래떡 등을 조심히 내려놓은 뒤 행사장을 떠났다.

이날 드론들의 비행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연 ‘도심항공교통 기술 실증 행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도심항공교통은 개인용 비행체(PAV)를 도심에 띄워 저고도로 승객을 운송하는 체계를 말하는데, 장기적으로는 자율비행 무인기로 진화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5년 드론택시 상용화 등을 목표로 관련 정책을 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도심항공교통을 미래 주요 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도심 밀집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교통량을 도로 확충이나 지하철 건설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 시설투자나 교통체증에서 자유로운 이 미래 교통수단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연기관보다 소음이 적고, 탄소배출량도 적다. 대신 사람을 싣고 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모터,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고용량 배터리, 드론을 관제할 수 있는 통신 등 기술발전을 필요로 한다. 모빌리티산업 전문가인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본부장은 “전기자동차 산업과 교집합이 많은 만큼 세계적인 자동차·항공 관련 기업들이 도심항공교통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가 미국 댈러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2023년 드론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을 목표로 뛰고 있다. 한국 기업들 가운데서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미래 먹거리로 도심항공교통 산업에 주목하면서 양산형 개인용 비행체 개발에 들어갔다. 미국 개인용 비행체 업체인 ‘오버에어’에 투자한 한화시스템 역시 개인용 비행체를 개발 중이다. 최근 모빌리티 사업부문 분사와 우버와 합작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한 에스케이텔레콤(SKT)도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에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전세계 개인용 비행체 시장 규모가 2040년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개인용 비행체 ‘S-A1’.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개인용 비행체 ‘S-A1’. 현대자동차 제공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위해선 이날 실증된 관제시스템뿐만 아니라, 개인용 비행체 기체와 고층건물 옥상이나 개활지에 마련될 이착륙장(버티포트) 안전기준 마련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손명수 국토부 2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2025년 상용화를 위해 로드맵에서 밝힌 추진사항들을 산·학·연·관 협업으로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도심항공교통 산업에 선도적인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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