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최완규 원장이 지난 19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반둥회의를 통해 본 한반도 문제’ 국제 학술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제공
1955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의 시선으로 남북한의 평화공존과 탈분단을 모색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신한대는 19~20일 웨스틴조선호텔 튤립룸에서 반둥회의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재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반둥회의를 통해 본 한반도 문제: 아시아적 관점과 탈분단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는 호주의 사우스웨일즈대학 한국학 연구소의 주최로 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과 인도네시아 FPCI(Foreign Policy Community Indonesia)가 공동 주관했으며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했다.
학술대회는 ‘반둥회의와 또 다른 국제질서’ ‘탈식민주의와 아시아적 발전’ ‘한반도 협력의 새로운 모델’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반둥회의, 아시아적 관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라는 제목으로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반둥회의부터 비동맹운동(NAM), 반둥정신(Bandung Spirit),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그리고 남한의 남방정책을 포함한 아시아적 협력의 사례에 대한 소개와 토론이 진행됐다.
1955년 4월18~24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아프리카 정상들이 만난 반둥회의는 식민지주의의 종식을 가속화하고 미국·소련 간 냉전에서 중립을 지키기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한국과 타이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 등은 반공, 호전성, 인종차별주의 등을 이유로 제외됐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실론(지금의 스리랑카), 인도, 파키스탄이 중심이 되어 열린 반둥회의는 냉전시대에 냉전의 주역이 아닌 이들이 주도한 사건이자,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라는 범주가 아닌 또 다른 상상력으로 촉발됐다. 이 회의는 아시아·아프리카 냉전의 제약을 넘어 또 다른 국제사회를 일부 실현시켰던 실험장이라는 평가받는다.
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최완규 원장은 개회사에서 “탈식민주의, 아시아적 경험, 국제사회의 또 다른 상호주의와 지속가능한 개발 등의 원칙과 방법은 남한과 북한 그리고 아시아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또 모아야 하는 화두이며, 이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현실화하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합된 형태로 진행됐다.
남영호 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교수는 “이번 학술회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여정에서 동남아시아의 실질적·잠재적 역할을 구축하고자 하는 민간 네트워크의 첫 행사로, 한반도 탈분단의 과제를 풀어갈 주체를 정부에서 민간단체로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관계에서도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주요 행위자와 의견을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