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병찬 화백과 박세복 영동군수. 사진 영동군 제공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에게 작은 위안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충북 영동에서 작품활동을 해온 안병찬(90) 화백이 9일 작품 187점을 영동군(군수 박세복)에 내놨다. 안 화백은 매봉화실을 운영하며 영동 황간 향교 명륜당 등에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는 현역 화가다. 망백의 고령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화가에게 작품은 생명이지. 살아있으니 꾸준히 그려야지. 그게 낙이고, 생활이니까.”
산수·화조·인물 등에 두루 능한 안 화백은 평생 함께한 분신 같은 작품들을 이날 기증했다. 그는 “이제 삶을 조금씩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임새를 궁리하다가 군에 기증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향 영동과 청주, 서울 등의 초등학교에서 37년 동안 교편을 잡은 뒤, 1991년 낙향해 화실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그동안 고향에서 제자 100여명을 길러냈고, 해마다 이들과 전시회를 열어 왔다. 아시아미술대전 대상, 문화예술인 대상, 예총예술인문화상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미술협회 영동지부를 창립하는 등 지역 예술 활성화에도 힘썼다.
그는 “혼신을 다한 작품들이어서 모두 아깝지만 죽어서 가져갈 것도 아니니 많이 보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은 군청 갤러리에 10여점을 전시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레인보우 힐링타운 등에도 전시할 계획이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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