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황새들이 지난달 전북 고창지역의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습지에서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예산황새공원·황진환씨 제공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는 황새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러시아·중국·일본 등 동북 아시아권에서 여러 해 진행해온 황새 복원 프로젝트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 예산황새공원은 전국황새모니터링과 연계해 2018년 12월부터 올해까지 한반도의 황새 개체 수 연구를 했더니 지난달 105마리, 이번 달 90마리가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황새들은 전북 고창과 충남 천수만 등 주로 바닷가 인근 습지·농경지에서 무리 지어 발견됐다. 황새전문가들은 “황새들이 겨울에도 따뜻해 얼지 않고 먹이가 풍부한 바닷가 등을 월동지로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 관찰된 황새들은 지난해 11월 40마리, 12월 60마리와 비교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방사한 황새들이 야생에서 성공적으로 번식하는 등 생존율이 58%에 달하고, 상당수 개체는 중국과 러시아, 타이완 등으로 이동해 외국의 황새들과 무리를 이뤄 귀향하는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예산황새공원 야생복귀연구팀은 황새 복원을 위해 한국교원대 등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2015년부터 황새를 야생 방사했다. 또 방사장 인근에 친환경농업단지를 만들고 하천을 복원하는 등 황새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왔다.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방사 시점이 어린 개체일수록 탐색 범위가 넓다. 지난 5월 자연으로 보낸 에이(A)-20 황새인 암컷 ‘보호’는 1천㎞ 떨어진 타이완 북부 큉슈이(Qing Shui) 습지에서 러시아 출신 수컷황새친구와 어울려 화려한 사냥 솜씨를 선보여 탐조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며 “발목에 하얀 인식표가 있는 개체가 한국에서 복원된 황새다. 황새가 많이 찾아오면 풍년이 든다고 하니 새해에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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