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원은 지원자 없고 마을문고엔 넘치고
치매 등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60여명을 수용하고 있는 울산 북구 천곡동 선은요양원은 환자들과 산책을 하고 안마를 해주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 아쉽다. 하지만 올 들어 지금까지 요양원을 찾은 중·고교생은 고작 8명에 불과하다. 중증질환 노인환자들을 돌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남구 옥동사무소에는 현재 하루 5~10명의 중·고교생들이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문고 도서정리 등 단순업무를 2~4시간씩 하고 담당 공무원이 발급하는 자원봉사 확인서를 받아가고 있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자원봉사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거나 먼저 온 학생들이 일을 끝내 할 일이 없을 때는 학생들을 근처 우체국과 도서관 등지로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고교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시설은 기피하고 비교적 수월한 시설만 찾는 것은 애초 봉사활동의 참뜻을 찾기보다 학교와 진학 희망대학에서 요구하는 의무봉사시간을 채우겠다는 의도가 더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중학교는 봉사활동시간을 교과성적에 반영하지는 않지만 1년에 2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하면 이를 생활기록부에 적고 있다. 고교는 교과성적에 반영하지 않고 생활기록부에도 기록하지 않지만 봉사활동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는 고교생들이 주로 방학 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학부모 박아무개(46·여)씨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못마땅해 하지만 자녀가 성적과 진학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마지못해 방학 때 봉사활동을 시키고 있다”며 “봉사활동의 참뜻을 살리려면 관공서에 편중된 봉사활동을 규제하는 학교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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