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활성화” ↔ “길만 막혀”
경기도가 고양시에 추진 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를 놓고 경찰과 마찰을 빚고 있다. 대중교통 활성화의 필수시설이라는 경기도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오히려 교통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271억원을 들여 올 상반기 안에 고양 일산새도시~수색(15.6㎞) 중앙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마치면 이화여대 후문에서 일산서구 대화역까지 버스전용차로가 이어지게 된다. 도는 이 구간에 버스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는 버스정보시스템, 교차로에서 버스를 먼저 진행시키는 버스우선신호시스템, 불법주정차단속시스템 등을 갖춘 지능형 교통체계를 설치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공사에 대해 경찰은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일산새도시 버스 이용객 비율은 12~15%에 불과하다”며 “전용차로가 설치되면 승용차로가 2개나 줄고, 좌회전과 유(U)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산 도심 교통난이 더욱 악화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용운 일산경찰서 교통지도계장은 “일산 시가지 외곽으로 비켜가는 덕양구 지역은 우선 공사를 들어가더라도 일산새도시 쪽은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이에 대해 “중앙버스전용차로의 도입은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라며 승용차 이용자들의 불편과 단기간의 부작용만을 우려해 이 제도 시행을 막아선 안된다”고 맞받아쳤다. 윤홍근 고양시 교통기획계장은 “버스 이용률은 간선급행버스 축을 구축한 뒤에 지선버스, 마을버스 등 노선조정을 끝내면 늘어날 것”이라며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를 주장했다.
한편 경기도와 일산경찰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으며, 중앙버스전용차로제 공사가 끝나면 대화역에서 고양시계까지 버스 운행시간이 41분에서 30분으로, 승용차 운행시간은 30분에서 27분으로 줄 것으로 고양시는 예상하고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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