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이틀째 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천/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대형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실종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의 불이 50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큰 불길은 잡혔으나, 화재 발생 사흘째가 되도록 실종된 소방관 구조를 위한 내부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소방당국은 19일 “지난 18일 오후 4시께 큰 불길은 대부분 잡혀 연소 확대 가능성은 작지만, 건물 내부에 적재물이 겹겹이 쌓여 미로처럼 꼬여있다보니 소화기 용액이 닿지 않는 곳이 있어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오랜 시간 강한 불길에 건물의 철골조 상당수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붕괴 가능성이 커 19일 오전 현재까지 내부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경기도 안전특별점검관, 국토부 관계자,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을 19일 중 화재 현장에 투입해 안전진단을 한 뒤, 결과에 따라 건물 내부에 진입해 진행하는 잔불 진화작업과 실종된 경기도 광주소방서 김동식(52·소방경) 119구조대장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건물의 내부 적재물은 1620만개(부피 5만3천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택배에 쓰이는 종이나 비닐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20분께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당국은 불이 나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서 2시간 4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11시50분께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낮 12시14분에 대응 2단계가 다시 발령된 뒤 현재까지 불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실종된 김 대장은 인명검색 등을 위해 지난 17일 오전 11시20분께 대원 4명을 이끌고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쏟아진 적재물에 의해 고립돼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즉시 철수하라’는 무전을 듣고 현장을 탈출하던 김 대장은 대열 맨 마지막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