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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화재 완전 진화됐지만…분진·그을음 환경 피해는 ‘진행형’

등록 2021-06-22 17:38수정 2021-06-23 02:31

축구장 15개 면적 전소…물품 1620만개 모두 태워
보험금만 4015억원 이르지만, 아직 피해 집계 안 돼
이천시장 “주민 피해 광범위·심각 대책 마련 서둘러야”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오른 모습. 이천시는 화재 진압 때 쓴 소화수가 흘러들어 수질이 오염돼 일어난 간접피해를 보고 있다. 이천시 제공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오른 모습. 이천시는 화재 진압 때 쓴 소화수가 흘러들어 수질이 오염돼 일어난 간접피해를 보고 있다. 이천시 제공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일어난 불이 22일에야 완전히 꺼졌다. 지난 17일 불이 난지 129시간 만이다. 화재는 경기도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김동식(52) 소방령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달하는 건물은 뼈대만 남았고 1620만개(부피 5만3천여㎥)에 달하는 적재물도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12분께 잔불 정리 작업을 완료하고 ‘완전 진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엿새 동안 이어진 불로 반경 5~10㎞에 달하는 이천지역의 환경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온 마을이 연기로 뒤덮인 덕평1리는 채소·화훼 비닐하우스 100여개동이 화재 낙하물과 분진 등으로 피해를 봤다. 논은 기름이 뜬 것처럼 변했고, 일부 축산농가는 “화재 잔해가 축사로 날아들어 소가 물을 못 먹게 됐다”고 말했다. 3만여㎡의 대한한돈협회 제1검정소에도 축사 지붕은 물론 풀숲 등 나무 위에 검댕이 떨어져 피해를 봤다. 인근 야산의 양봉장에서는 49개 벌통이 분진 때문에 모든 개체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할 판이다.

주택가 피해도 만만치 않다. 어린이 놀이터에 그을음이 달라붙어 아이들이 놀 수 없게 됐는가 하면, 주차된 차량이나 새로 지은 건물에 검댕이 잔뜩 달라붙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22일 브리핑에서 “막대한 분진이 시 전역에 퍼져 시민들이 호흡곤란 등 큰 고통을 받았다. 하천 물고기 떼죽음과 토양오염 등 환경 피해를 포함해 농작물과 건축물, 차량, 양봉장 등의 분진피해가 광범위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천시에만 150개에 이르는 물류시설이 있는 만큼 재발방지를 위해 지방정부에 이들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주어야 한다”며 “현장 관리자를 촘촘히 배치하고, 원활한 소방차 진입을 위해 외곽도로 개설을 의무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중앙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이천시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30건이 넘었다. 쿠팡 쪽은 마장면사무소에 주민피해지원센터를 개설해 이날부터 신고를 받고 있어 피해접수 건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잔불 진화를 위해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잔불 진화를 위해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소방당국은 지하 2층 전선에서 불꽃이 튀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국이 화재 직후 확보한 물류센터 지하 2층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에는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이 담겼다.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지하 2층에는 진열대 선반 위쪽으로 선풍기와 연결된 전선이 여러 개 지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불이 완전 진화됨에 따라 23일부터 현장 정밀 감식 등을 통해 화재원인은 물론 그동안 제기된 스프링클러 작동 조작 여부와 대피 지연 의혹, 방화관리 소홀 의혹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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