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량. 서울시 제공
오는 10월부터 서울 상암동에서 택시앱으로 자율주행차량을 호출해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 및 지원 조례’에 근거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인 상암동 일대에서 영업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행할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모집대상은 상암 자율주행차량 시범운행지구 일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수요응답형(콜택시) 서비스 등이다.
자율주행버스는 셔틀처럼 일정구간을 운행하고, 수요응답형 서비스는 특정한 노선을 운행하다 승객이 앱을 통해 호출하면 특정 지점에서 승객을 태워 승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운행하는 서비스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처럼 배회영업을 하지는 않고, 승하차 장소도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행대수는 자율주행버스와 수요응답형 차량을 합쳐 10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에는 비상상황 대처를 위해 시범운전자가 함께 탑승한다.
차량호출은 현재 택시 호출앱을 운영하는 모빌리티 업체들의 앱을 통해 이뤄진다. 해당 앱에선 자율주행차의 실시간 운행정보(노선·현재위치·요금 등)를 안내받을 수 있고 호출·예약·결제도 가능하다. 서울시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업체에 사업참여에 관한 수요조사를 이미 진행했다고 한다.
서울 상암동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량. 서울시 제공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량 임시운행허가와 서울시가 발급하는 ‘한정운수면허’(영업면허)를 받은 회사들만 참여할 수 있다. 면허 발급 전 30일 이내 시범운행을 해야하고, 전문가 검증단의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이 평가는 운전면허시험과 비슷하다. 경로선택을 위한 차로변경이나, 교통신호 대응, 장애물·주차차량 회피 등 안전운행 능력과 승차감, 승객이 원하는 장소에서의 정확한 승하차 능력 등이 평가 대상이다. 이러한 기준 마련은 다음달 신설되는 ‘서울시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위원회’(운영위원회)가 담당한다. 자율주행·여객운송 등 전문가들이 위원회에 참여한다.
요금 역시 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 현재 서울시는 요금책정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인데, 현재 버스와 택시요금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내년엔 여객운송뿐만 아니라 무거운 화물과 마트에서 산 물건들을 집으로 배송하는 자율주행차 화물운송 서비스도 도입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량 유상운송 사업은 지난해 12월부터 세종시에서 처음 시작됐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오토모너스에이투지가 시작한 서비스로 현재 운행중인 차량은 2대고 사전에 모집된 사람들만 차량 호출과 탑승이 가능하다. 대구에서도 스프링클라우드라는 자율주행업체가 9월 유상운송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중이다.
자율주행 차량들은 운행경로에 최적화된 차고지가 필요한데, 서울시는 시 소유 공공주차장에 자율주행차량 전용주차구역을 제공할 방침이다. 영상기록 장치나 결제시스템 구축비용도 서울시가 지원한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자율주행차가 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필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