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평동 제15·16지구에서 출토된 15세기 한글 금속활자 소자. 기록만 전해지다 이번 발굴에서 최초로 실물이 확인됐다. 수도문물연구원 제공
최근 조선 시대 금속활자 1600여점이 쏟아져 나온 서울 공평동에 2025년 국내 최대 규모의 유적전시관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공평동 제15·16지구 정비계획안을 수정해 가결했다. 이 지구에 새로 들어설 건물의 지하 1층 전체를 기부채납 받아 유적전시관으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전시관의 전체 면적은 4745.1㎡(약 1435평)에 달한다. 이는 육의전 박물관(505㎡·종로2가)의 9배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다.
도시 정비형 재개발구역인 이 지구는 2019년12월 정비계획이 결정돼 개발에 착수했는데, 2020년 3월 문화재 조사에서 조선 시대 배수로·주거지 등 보존 가치가 높은 매장 문화재들이 발굴됐다. 이 지구에서 나온
100m가 넘는 배수로는 조선 초기에 만들어 1900년대까지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도 거의 훼손이 없었다.
또 최근엔 <훈민정음> 창제 시기인 15세기에 한정돼 사용되던 ‘동국정운식 표기법’을 쓴
금속활자가 출토됐다. <동국정운>은 세종의 명으로 신숙주, 박팽년 등이 조선 한자음을 바로잡기 위해 간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표준음 관련 책으로,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기 위하여 사용한 ㅭ, ㆆ, ㅸ 등을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서성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발굴된 역사유적과 유물들이 도심 상업 가로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역사 문화 도심에 걸맞은 공간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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