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조인동 행정1부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청에서 야권 대선주자들과 잇따라 공개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두고 시 안팎에서 뒷말이 나온다. 시정과 무관한 정치적 만남을 통해 입지를 넓히려는 ‘차기’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19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 2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9일 원희룡 제주지사를 시청 집무실에서 접견했다. 세차례 모두 출입기자들에게 사전에 공지된 공식 일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 쪽에서는 “만나러 온다는데, 바쁘다고 계속 미룰 수도 없고 어떻게 안 만나겠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도 도움이 되는 대선주자 방문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실제 접견 상대방들은 만남 뒤 마이크 앞에서 “아버님 장례식 조문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재보선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점 축하 말씀 드리기 위해”(최재형),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4·7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화로 최고위직 선출직에 당선되신 오 시장님을 공식적으로 예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윤석열), “회포를 풀고 의기투합”(원희룡)했다고 발언했을 뿐이다. 서울시정과 무관한 인사차 성격이 강한 만남이었고, 남는 건 정치인들이 좋아한다는 ‘언론 노출’이 전부였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자 서울시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 한 간부는 “‘오는 거 말릴 수 없지 않냐’곤 하지만, 집무실에서 공개 일정으로 만나는 건 문제다. 서울시 관련 공약이 있어 이를 의논한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런 시기도 아니지 않으냐”며 “코로나19 등으로 현안이 많은 시기, 시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소속 당 등에 영향력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서울시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의 행보를 보면 서울시청이 여의도 정치판 앞마당이 돼버린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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