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서울에서 말벌 등 벌떼가 나타나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가 한해 전보다 57.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짧았던 장마 탓에 벌들의 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낸 ‘안전조치 출동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벌떼가 출현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2138건으로 한해 전(1359건)보다 57.3% 늘어났다. 본부는 ‘벌떼 출동’이 장마기간과 관련있다고 밝혔다. 올여름 장마는 지난달 3일 시작돼 19일 끝나 17일에 불과했다. 1973년 6일, 2018년 16일에 이은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로 짧은 장마였다. 비오는 날이 적으면 벌들의 야외활동도 그만큼 증가해 출동 건수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실제 역대 두 번째로 장마가 짧았던 2018년 7월 서울 119구조대의 출동건수는 올해보다도 많은 2206건에 달했다.
서울소방본부 구조대책팀 담당자는 “벌떼 관련 신고로 인한 출동은 날씨가 무더운 7~9월 사이 70% 이상 발생한다. 다만 비가 많이 오면 벌떼의 활동이 억제되는데, 올해는 장마가 짧아 벌떼 활동도 왕성해졌다. 또 비가 적게 오면 사람들 야외활동도 늘어나 자연히 신고가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소방본부는 벌에 쏘이는 피해를 예방하려면 △등산 등 야외에서 활동할 땐 밝은색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화장품·스프레이 등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집 주변 벌집 발견하면 무리해서 제거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벌에 쏘였을 땐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신속히 벌침을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피부를 깨끗이 씻어내고 △가려움증·두드러기·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서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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