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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악취 나기 전에…거리 은행나무 ‘이른 가을걷이’

등록 2021-09-14 14:11수정 2021-09-15 02:31

서울시, 15일부터 호두 수확기계·그물망으로 열매 조기 채취
“은행나무, 병충해 강하고 미세먼지·도심열섬 완화 효과 탁월”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 거리가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 거리가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심어진 가로수는 벚나무지만, 서울에서는 은행나무가 앞선다. 지난해 기준 서울 시내 가로수 30만5086그루 가운데 34.8%(10만6205그루)를 차지했을 정도다. 매연 등으로 생육 환경이 척박한 도심에서 은행나무만큼 별 탈 없이 잘 크는 나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가을만 되면 ‘은행 좀 베달라’는 민원이 밀려든다고 한다. 은행을 밟기라도 하면 과육 같은 껍질에서 고유의 냄새가 나고, 신발 바닥에도 끈적거리는 물질이 달라붙는다. 이런 점이 싫다는 일부 주민 민원이 반복돼, 실제로 멀쩡한 아름드리 은행나무들이 베어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엔 서울 서대문구의 주민참여예산 후보로 ‘은행나무 제거 후 벚나무 심기’가 등장했을 정도다.

은행나무 씨앗(은행 열매)을 받기 위해 설치된 그물망. 서울시 제공
은행나무 씨앗(은행 열매)을 받기 위해 설치된 그물망. 서울시 제공
은행과 사람이 사이좋게 지낼 방법은 없을까. 14일 서울시는 “이달 15일부터 은행나무 열매를 조기 채취한다”고 밝혔다. 다 익지 않은 열매를 따겠다는 것이다. 대상 나무는 씨앗(은행)을 맺는 암나무 2만6981그루가 대상이다.

이를 위해 시는 자치구와 함께 ‘은행 열매 채취 기동반’을 편성했다. 또 ‘진동식 호두 수확기’를 투입해 은행나무를 흔들고, 줄기 윗부분에 그물망을 설치해 떨어지는 씨앗을 받아낼 계획이다. 수확한 은행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중금속 검사를 거쳐, 경로당·사회복지시설에 기증된다.

김병완 서울시 조경관리팀장은 “씨앗 때문에 일부 민원이 들어오긴 하지만, 은행나무는 병충해에 강해서 약을 거의 안 쓰는 종이다. 여름에는 넓게 그늘이 되고, 가을엔 노란 단풍으로 계절의 정취도 느끼게 해준다”며 “잎이 커서 미세먼지 흡착 능력도 아주 우수하다. 도심 가로수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조기 채취를 위해 동원된 ‘진동 호두 수확기’. 서울시 제공
은행 조기 채취를 위해 동원된 ‘진동 호두 수확기’. 서울시 제공
그렇다면 은행나무의 이산화탄소 등 탄소 흡수량은 얼마나 될까. 2009년 경기연구원의 ‘도시 수목의 이산화탄소 흡수량 산정 및 흡수효과 증진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은행나무 한 그루당 1년에 평균적으로 이산화탄소를 35.4㎏CO₂ 흡수한다. 이는 벚나무(26.9㎏CO₂)나 느티나무(33.7㎏CO₂)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나무(7.3㎏CO₂)하고는 5배 가까이 큰 차이를 보인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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