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추석연휴 마지막 날, 귀경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서울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코로나19 확산과 경기악화로 올해도 서울시민 셋 중 둘은 추석 때 이동할 계획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서울연구원이 낸 ‘추석 경기 진단’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민 65.1%가 이번 추석 연휴 때 이동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7일 서울시 12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상당수 서울시민이 지난해보다 올해 추석 경기가 나빠졌다고 인식했다. 서울연구원 제공
시민들은 대체로 올해 추석 경기가 지난해보다도 안좋다고 인식했다. 지난해에 견줘 올해 추석의 경기가 나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8.1%에 불과했지만 나빠졌다는 답변은 64.4%에 달했다. 비슷하다는 27.4%다. 이 때문에 가계 지출은 예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석 지출 계획에 대해 ‘20만원 이상 5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시민들이 3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29.4%), ‘20만원 미만’(16.8%),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15.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항목들과 달리 ‘20만원 미만’ 응답 비중은 2017년(6.9%), 2019년(6.7%) 등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150만원 이상 지출 계획인 가정은 2017년 2.9%에서 올해는 3.9%로 늘어났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 발행을 늘리는 등 골목상권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대형마트 이용 편중 현상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추석 상차림 구매장소를 묻자, 대형마트라는 응답이 49.0%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2017년 38.5%에서 2019년 33.6%, 올해 20.2%로 떨어졌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추석 상차림을 하겠다는 시민은 2017년 1.9%에서 2019년 3.8%로 늘어나더니, 올해는 14.0%로 2년 새 3.6배 커졌다.
설문에서 서울시에 바라는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이 54.3%로 가장 높았고, 물가안정(24.0%), 소비심리 회복(7.5%)이 그 뒤를 이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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