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는 23일 에스비에스(SBS)의 예능프로그램인 ‘집사부일체' 제작진에 ‘이재명 편' 일부 내용의 방영을 중단해달라고 에스비에스에 요청했다. 시는 또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해당 방송의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집사부일체 제작진은 대선주자 특집 3편을 편성해, 지난 19일 윤석열 편에 이어 오는 26일 이재명 편을 예고했다. 다음 달 3일에는 이낙연 편을 방영한다.
남양주시는 예고 방송 중 이재명 지사의 치적으로 소개된 계곡·하천 정비 부분을 문제 삼았다. 예고 방송에서는 ‘제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정책들이…'라는 자막과 함께 이 지사가 계곡정비 사업을 언급한다.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그동안 계곡·하천 정비사업을 놓고 ‘정책 표절' 갈등을 빚어왔다. 이 사업은 수십 년간 하천과 계곡을 사유지처럼 점유하고 있던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고 자연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준 것을 말한다.
남양주시는 조광한 시장 취임 직후 추진한 핵심 사업이며, 이후 경기도가 벤치마킹해 도내로 확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조 시장은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에서 ‘1급포상'을, 남양주시는 지난달 5일 민간단체로부터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지방자치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반면, 경기도는 계곡정비 사업을 이 지사의 업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지사 취임 뒤 간부회의에서 지시했는데 남양주보다 먼저 기획했다는 취지다.
이 사업은 지난 7월 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도 다뤄졌다. 당시 김두관 후보는 “조 시장이 입장을 냈는데, ‘남양주가 2018년 계곡정비에 성과를 내자 1년 뒤 경기도가 은근슬쩍 가로챘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취임 뒤 (가평) 연인산에 갔다가 시설물을 보고 (정비를) 기획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남양주가 먼저 하고 있더라”라고 답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이 지사의 일방적이고 그릇된 주장이 여과 없이 방송된다면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여론이 왜곡될 것”이라며 “이 지사가 계곡·하천 정비사업을 자신의 치적으로 주장하는 일부 내용을 편집해 줄 것을 에스비에스에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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